
유기견의 입양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것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개의 외모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로 어린 강아지면서 크기는 작고, 품종견 일수록 빨리 입양된다.
하지만 외모 외에도 유기견의 입양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전문매체 바크포스트는 유기견의 입양에 영향을 미치는 개의 행동들과 입양을 앞당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소개했다.
보호소 동물 행동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미국 텍사스 테크 대학 알렉산드라 프로토포포바 박사는 유기견이 보호소에서 머무는 방인 ‘켄넬’ 안에서 보이는 행동과 켄넬 밖에 나와 입양하려고 온 사람을 대면할 때 보이는 행동이 개가 입양을 가기까지의 기간에 미치는 연구를 진행했다.
사람들에게 가장 부정적인 인상을 주는 행동은 켄넬 안에서 개가 벽에 몸을 비비는 것으로이 경우 개가 보호소에 머무는 기간은 평균 30일이 늘어났다. 반복적으로 왔다 갔다 하는 개는 평균 24일, 켄넬 앞쪽에서 떨어져 입양자를 외면하는 개는 평균 15일, 단지 서 있기만 한 개는 평균 7일이 늘었다. 예상과 달리 짖거나 문 앞에서 뛰어 오르는 행동은 입양하려는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개가 켄넬 밖으로 나와 사람과 만날 때는 두 가지 행동이 입양 성공률을 높였다. 사람 옆에 가만히 엎드려 있는 행동은 입양률을 14배 이상, 사람이 장난을 시도할 때 무시하지 않고 관심을 보이는 행동은 100배 이상을 증가시켰다.
연구팀은 보호소에서 유기견이 입양될 수 있는 확률을 높일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을 공개했다. 보호소 직원이 입양자에게 개를 소개할 때 개가 부정적인 인식을 주는 행동을 하기 전 개가 좋아하는 간식을 급여하는 것이다. 파블로프의 조건반사 실험처럼 간식을 주기 전 종을 울리는 훈련을 거친 개들은 나중에는 종만 울려도 입양자들에게 부정적 인식을 주는 행동이 현저하게 줄었다.

켄넬 밖에서 개를 사람에게 집중하게 하기 위해선 개가 좋아하는 장난감과 노는 법에 대해 미리 파악하는 것이다. 입양하려는 사람과 개가 서로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하려면 함께 산책 시간을 갖게 하는 것도 좋다. 이때 되도록 짧은 줄로 산책하고 입양자가 개에게 간식을 주면 된다.
바크포스트는 “입양을 하러 온 사람들과 만났을 때 개의 행동이 입양 기회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호소 직원들이 인식할 필요가 있다”며 “개들과 사람이 긍정적으로 교감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송아 동그람이 에디터 badook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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