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5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의 한국 배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시 주석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지인 항저우(杭州)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사드 배치 문제를 부적절하게 처리하면 지역의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고 분쟁을 격화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시 주석은 또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ㆍ안정 수호, 대화ㆍ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등 자국의 한반도 정책 3원칙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6자회담 틀 내에서 각국의 우려를 종합적이고 균형있는 방식으로 고려해 지엽적인 것과 근본적인 것을 함께 해결하면서 한반도의 장기적인 평화ㆍ안정을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지난 3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중국은 미국이 사드 시스템을 한국에 배치하는 데 반대한다”면서 “미국은 중국의 전략적 안보이익을 실질적으로 존중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시 주석은 사드 문제와 관련해선 확고하고 분명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도 한중관계의 지속적인 발전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시 주석은 “양국은 광범위한 공동의 이익을 공유하는 가까운 이웃”이라며 “현재의 협력 기초를 소중히 여기고 어려움과 도전을 극복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한국 정부는 한중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발전시키기 위한 확고한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한중 양국 정상의 이번 만남은 지난 7월 초 한미 양국이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결정한 뒤 처음이다.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뤄진 이번 회담은 오전 8시27분(현지시간)부터 46분간 진행됐다.
베이징=양정대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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