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동부 주의회 선거서 또 타격
반난민ㆍ유럽회의주의를 주장하는 극우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이 지역의회선거에서 집권 기독민주당(CDU)을 제쳤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포용적 난민정책에 대한 반발이 표심으로 확인되면서 메르켈 총리도 난감한 처지가 됐다.
AfD는 4일(현지시간) 치러진 독일 북동부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 주의회선거에서 전체표의 20.9%를 득표, 19%에 그친 기민당을 아슬아슬하게 제쳤다. 1위는 30.5%를 얻은 현재 제1야당 사회민주당(SPD)이 차지했다. 의석수로도 AfD가 전체 71석 중 18석을 차지해 기민당의 16석을 앞섰다.
지난 10년간 주정부는 양대 정당인 사민당-기민당 대연정을 통해 구성됐지만, 이번 선거에 처음 참여한 AfD의 선전으로 정치구도가 바뀌게 됐다. 이번 선거에서 26석을 얻은 사민당 소속 에르빈 젤러링 주총리는 신생 제2당인 AfD를 배제하고 기민당 혹은 13.2%를 득표해 11석을 확보한 4위 좌파당(Die Linke)과 연정을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 정가와 언론은 1년 전부터 난민포용정책을 펼치고 있는 메르켈 총리에 대한 반발이 이번 선거결과로 나타난 것으로 해석했다. 프라우케 페트리 AfD 공동당수는 “이번 선거 결과는 메르켈을 향한 한 방”이라며 선거 결과에 의미를 부여했다. 페터 타우버 기민당 사무총장도 “쓰라린 결과”라며 “우리가 그간 난민문제를 논의하면서 우려한 대로 시민들이 투표를 통해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고 해석했다.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는 독일 전체에서 가장 가난한 주들 중 하나로 전체 인구도 160만명 남짓이다. 그러나 메르켈 총리의 지역구인 발트해 연안 도시 슈트랄준트가 있어 이번 선거 결과는 정치적 상징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2005년 집권한 이래 내년 연방총선에서 4기 집권을 노릴 메르켈 총리와 기민당의 차기 총선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선거를 앞두고 진행된 독일 공영 ARD방송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의 지지율은 45%로 2011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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