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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지진 이후… 한반도 땅밑이 수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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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지진 이후… 한반도 땅밑이 수상하다

입력
2016.09.0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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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균 발생횟수도 이미 넘어

지난달까지 北 포함 지진 50회

울산서 규모 5.0 등 공포 확산

기상청 “특별한 현상 아니다”

해마다 편차… 전국 흩어져 발생

전문가 “지진 집중기 돌입 가능성”

지난달 지진 발생 횟수가 올해는 물론, 최근 3년 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일본 도호쿠(東北) 대지진 이후 한반도의 지진 발생 횟수가 일정 패턴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강진 발생 확률은 여전히 낮지만 7월 이례적으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하고, 지진 발생 횟수도 늘어나는 만큼 중장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4일 기상청의 국내지진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오전 경북 안동시 인근에서 발생한 규모(진도) 2.0 지진을 시작으로 30일 오전 경남 합천군 서쪽 지역에서 일어난 지진(규모 2.6)까지 8월에는 지진이 모두 9회 관측됐다. 올해 들어 가장 지진이 많았던 달로, 두 번째는 3월(8회)이었다.

지난달까지 북한을 포함해 국내에서 발생한 지진은 모두 50회로 집계됐다. 이는 1999년 이후 국내 연평균 발생횟수인 47.6회를 이미 넘어선 것이다. 기상청은 규모 2.0 이상부터 공식 지진으로 기록, 통보하고 있으며, 사람은 통상 규모 3.0 이상일 때 흔들림을 감지한다.

지난달 지진 발생 빈도는 최근 3년을 통틀어서도 가장 잦은 수준이었다. 이 때문에 지난 7월 5일 울산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5.0 지진을 계기로 비롯된 한반도 지진 공포가 확산될 여지도 늘어났다. 그러나 기상청 관계자는 “평년 값보다 많은 편이긴 해도 해마다 편차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특별한 현상이 아니며, 발생 지역도 전국에 산재돼 있어 울산 지진의 여파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기상청의 설명과 달리 일부 지질 전문가는 이미 일본 도호쿠 대지진이 일어난 뒤 국내 지진 발생이 일정한 양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지구과학분야 국제학술지인 ‘지구 및 행성내부의 물리학’에 게재된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의 논문은 2011~2014년 국내 지진 특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규모 2.5 이상 지진은 3년 간 120여회 발생했는데, 지진 발생이 집중되는 시기와 상대적으로 드문 휴지기로 구분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예컨대 130여일 동안 지진이 32회 발생했다가, 다음 130여일 간엔 4회만 발생하는 식이었다.

홍 교수는 “올해 지진이 대거 발생한 이유는 지난해까지 한반도가 지진 발생 휴지기에 속했으나, 올해는 지진 집중 발생 시기에 접어들었을 가능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지진 발생 횟수는 44회로, 평균보다 적었다. 논문은 또 지진 발생 집중기와 휴지기가 점차 오랜 시간으로 확대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한반도 지진 진단, 대책을 찾다’ 정책세미나에서도 지헌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센터장은 “단기적으로는 한국에 큰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낮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일본 동북지역의 지표 변화와 지진 발생 특성을 주시하고 국내 영향을 연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지난 2011년 일본 도호쿠 강진으로 지바현 북서부 이치가와의 화학공장에서 화염이 치솟고 있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지난 2011년 일본 도호쿠 강진으로 지바현 북서부 이치가와의 화학공장에서 화염이 치솟고 있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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