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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민 협약 시행

입력
2016.09.0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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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9월 5일

원주민(Indigenous and Tribal People)은 지구 인구의 5%에 불과하지만 생물 종 다양성의 80%를 지탱한다. survivalinternational.org/law
원주민(Indigenous and Tribal People)은 지구 인구의 5%에 불과하지만 생물 종 다양성의 80%를 지탱한다. survivalinternational.org/law

유엔 국제노동기구(ILO)와 세계은행(WORDLBANK)에 따르면, 2016년 3월 현재 세계에는 90여 개국에 3억7,000여 만 명의 원(선)주민이 산다. 그들은 지구 인구의 약 5%에 불과하지만, 극빈 인구의 15%가 그들이다. 물론 극빈인구 비율은 한국처럼 원주민(소수인종ㆍ민족 포함)이 사실상 없거나, 경제적으로 형편이 나은 나라까지 포함한 숫자. 중ㆍ남미 일부 국가의 경우 극빈자 중 원주민 비율은 60~70%에 달한다. 그들은 지구의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 권력 면에서 가장 약한 호모 사피엔스다.

그들은 지구 종 다양성의 80%를 지탱하는 세이프가드다. 생물학적으로 가장 중요한 땅과 물이 원주민 생활권 안에 있고, 기후변화에 맞서 가장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도 사실은 그들이다. 인류와 지구 생명의 미래는 그들에게 크게 의존하고 있다.

원주민이란, 1986년 소수인종 차별 예방에 대한 유엔 소위원회의 마르티네즈-코보(Martinez-Cobo) 보고서에 따르면, “영토가 침략을 당하거나 식민지 지배를 받기 이전의 생활 모습을 일관성 있게 지켜오면서 스스로를 지금 그 땅 전체나 일부에 우세한 사회 영역과는 별개의 존재로 생각하는 사람 및 종족”이다. 그들은 비록 소수지만, 독자적인 문화 양식과 제도, 법률 체계에 따라 조상들로부터 물려받은 영토와 종족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한다. 유엔헌장 및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등의 공통조항 1조 1항은 “모든 사람은 자결권을 가지며, 누구나 자유롭게 정치적 입장을 결정할 수 있고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발전을 추구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유엔 국제노동기구(ILO)가 1989년 제정한 ‘원주민ㆍ부족민 협약(Indigenous and Tribal Peoples Convention)이 1991년 9월 5일 시행됐다. 57년의 선 협약이 견지했던 동화주의 원칙을 폐기하고, 인권헌장의 취지를 살려 독자적인 판단과 선택을 존중하도록 개정한 거였다. 문제는 대개의 협약이 그렇듯 비준국에 한해 효력이 있고, 강제력도 없다. 국제엠네스티 등 기구들은 정부의 개발계획에 떠밀려 조상 대대로 살아온 땅에서 쫓겨나게 된 원주민들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곤 한다. 가난 때문에, 유입된 물질 문명으로 인해 공동체의 파괴로, 또 파생된 범죄와 폭력 때문에, 사라지는 원주민 공동체도 적지 않다. 최윤필기자 proos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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