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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절벽 대우조선, 부동산 자산 매각도 ‘장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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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절벽 대우조선, 부동산 자산 매각도 ‘장벽’

입력
2016.09.0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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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 사옥ㆍ마곡지구 땅 매각 난항

당산동 오피스텔도 지지부진

구조조정안 올해 62억弗 수주 예상

8월까지 9억8000만弗에 불과

대우조선해양/2016-09-04(한국일보)
대우조선해양/2016-09-04(한국일보)

유동성 부족에 허덕이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부동산 자산 매각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내년 말까지 1조3,000억원이 넘는 회사채, 기업어음(CP) 등 시장성 차입금 만기가 도래해 ‘실탄’ 확보가 시급하지만, 서울 본사 사옥과 서울 마곡지구 연구ㆍ개발(R&D) 부지 등 추진 중인 자산 매각은 모두 답보 상태다. 가뜩이나 선박 수주 실적도 저조한 상황이어서 자금난 우려는 점점 커지는 양상이다.

4일 금융권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을지로 사옥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코람코자산신탁(이하 코람코)은 계약 체결 시한인 지난달 23일까지 1,800억원의 인수자금을 마련하지 못했다. 당초 대우조선은 23일을 전후해 코람코와 본계약을 체결하고 이달 초까지 잔금 납입 등 매각 절차를 신속하게 마무리할 방침이었다.

대우조선 측은 계약 기한을 연장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기한 연장에도 매각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연기금 등 투자자들은 “대우조선은 매각 후에도 사옥을 임차해 사용하는 ‘세일 앤 리스백’ 방식의 매각을 추진 중인데 대우조선이 임대료를 제대로 지불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공제회 관계자는 “투자 제안서에 대우조선이 5년 동안 사옥을 옮기지 않고 임대료를 지불한다는 의무조항이 포함돼 있으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돌입하면 이러한 조항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전했다.

가격 또한 투자자 모집에 걸림돌이다. 코람코의 인수가격(1,800억원)은 작년 말 사옥 인수를 추진하다 실패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제안가격(1,760억원)보다 높다. 투자은행(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법정관리 등 최악의 상황까지는 거론되지 않았던 작년 말에도 투자자들 모두 1,760억원의 인수가격이 너무 비싸다며 난색을 표했다”며 “올해 들어 대우조선의 신용도가 크게 추락했는데 가격은 오히려 높아진 셈”이라고 말했다.

2,000억원 규모의 서울 마곡지구 부지도 주인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달 16일 대우조선해양이 보유한 마곡산업단지(서울 강서구) 내 산업시설용지 6만1,232㎡에 대한 사업계획서 신청을 마감한 결과, 응찰자가 없어 매각이 무산됐다. 지난 4월 이후 두 번째 매각 불발이다. 당초 지난달 말까지 매각을 완료할 예정이던 450억원 규모의 영등포구 당산동 오피스텔 역시 매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자산 매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경영 정상화의 핵심인 신규 수주마저 악화일로다.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지난 6월 대우조선이 올해 62억 달러 규모의 선박을 수주할 것으로 가정하고 구조조정안을 확정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8월까지 대우조선 총 수주 규모는 9억8,000만 달러에 불과하다.

이처럼 보유 자산 매각 등이 차질을 빚으면서 대우조선의 유동성 우려는 점차 증폭되고 있다. 당장 오는 9일 4,0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을 포함해 내년까지 갚아야 할 시장성 차입금 규모가 총 1조3,400억원에 달한다. 대우조선은 해외 발주사로부터 미리 받기로 한 선박 건조대금을 통해 9일 CP를 상환할 예정이지만, 내년 4월부터 순차적으로 만기가 돌아오는 총 9,400억원 규모의 회사채는 현재로서는 상환 여부가 불투명하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선박 수주 ‘절벽’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고 앙골라 국영석유회사 소난골에 원유시추선 건조자금이 묶인 사례처럼 수주 대금이 제때 들어올 지 여부도 불투명하다“며 “가장 손쉽게 빠른 시일 내에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보유 부동산 매각에 좀더 총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서울 중구 다동 대우조선해양 본사 전경. 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서울 중구 다동 대우조선해양 본사 전경. 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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