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조달ㆍ中 시장 확보”vs”기술 유출ㆍ일자리 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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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들의 국내 침투 확대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기술을 가진 국내 기업의 자금조달 통로가 되고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을 확보할 수 있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국부 및 기술ㆍ인력 유출, 일자리 잠식, 불투명한 자금 출처에 따른 부작용 등에 대한 우려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인수ㆍ합병(M&A) 시장이나 부동산 매입 등을 통해 국내에 대규모로 유입된 ‘차이나 머니’는 그간 국내 산업 육성이나 자금조달, 금융 안정성 측면에서 도움이 된 것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이나 유럽 등은 국내에 있던 자금을 빼 나간 반면, 중국 자금은 되레 늘어났다. 한재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 자금 증가로 국내 금융불안 가능성은 완화됐다”며 “중국 역시 개발지역인 베이징이나 상하이에 규제가 강화되면서 해외 투자에 적극 나섰고 문화가 비슷한 우리나라에 투자를 늘려왔다”고 설명했다.
우리 기업도 중국 자본의 유입 효과를 누리는 경우가 적지않다. 실제 2014년 게임업체 M사는 4,0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자금을 중국 기업의 원조를 받아 충당했고, 이후 중국 본토에도 진출하면서 자금조달과 시장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중국 자본의 국내 기업 인수가 일자리 유지와 창출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국으로서도 기술력이 고도화된 우리 기업이나 선진화된 자본시장은 좋은 투자처로 인식된다. 초기 제주도나 강원도의 부동산, 숙박업 투자에 국한됐던 중국의 자금 유입이 점차 기술력 있는 벤처기업과 제조업, 금융분야까지 확대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이나 머니’의 급격한 유입이 꼭 득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적지않다. 특히 중국기업들이 잔뜩 눈독을 들이는 게임ㆍ엔터테인먼트와 전기ㆍ전자 등의 분야에서는 기술유출에 대한 우려가 높다.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주로 벤처기업을 인수하고 있다는 점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기술을 획득한 다음 방치할 경우 국내 산업의 공동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입되는 자금의 출처도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지난해 2월 동양생명을 1조2,200억원에, 올해 4월엔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을 35억원에 인수하고도 최근 우리은행 지분 인수에도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중국 안방(安邦)보험이 대표적이다. 최근 미국 뉴욕타임스는 안방보험에 대한 기획기사를 통해 “안방그룹의 주식 지분이 덩샤오핑(鄧小平)의 손녀사위인 우샤오후이(吳小暉) 회장의 고향 친인척과 지인들에게 대거 집중돼있다”며 “중국기업들의 해외 M&A 확대가 배후에 있는 중국 권력층의 자산 해외도피 수단”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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