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저우에서 4일 개막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5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정부의 7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결정 이후 두 정상이 처음 만나는 이번 회담은 한중 사드 갈등의 중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한반도 사드 배치가 북한 핵ㆍ미사일 위협에 맞서는 불가피한 자위적 조치라는 점을 강조해 시 주석을 설득하고, 중국의 대북 압박 협조를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사드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도, 양국이 충돌해 한중 관계가 악화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발언 수위를 조절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리 정부는 내다봤다. 외교 소식통은 “한중 정부의 정상회담 메시지 조율 과정에서 사드 갈등을 일단 ‘관리’하자는 공감대가 만들어졌다”고 전했다. 두 정상은 경제와 문화 분야 등의 협력 강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앞서 3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북핵 해결을 위한 공조와, 경제협력 강화 방침을 확인했다. 박 대통령은 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과 북핵ㆍ북한 문제를 놓고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채 “북한은 유엔 제재를 수용하고 도발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3일 항저우에서 열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 주석의 회담에서 두 정상은 한반도 사드 배치에 대한 이견을 재확인했다. 시 주석은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확인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사드는 중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블라디보스토크(러시아)ㆍ항저우(중국)=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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