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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상위 10% 소득집중도 고속 심화, 근본적 정책변화를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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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상위 10% 소득집중도 고속 심화, 근본적 정책변화를 요구한다

입력
2016.09.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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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상위 10% 소득집중도가 미국을 제외하고는 가장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상위 10% 소득집중도 심화 속도는 주요국 가운데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나 한국경제의 최우선 해결 과제인 것으로 거듭 확인됐다.

국회 입법처가 세계 상위소득 데이터베이스와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2년 기준 한국 상위 10%의 소득집중도가 44.9%에 이르렀다. 이는 아시아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은 물론이고 전세계 주요국 가운데서도 미국(47.8%) 다음으로 높다. 주요국 가운데 미국과 한국을 제외하고 상위 10% 소득집중도가 40%를 넘은 나라는 싱가포르(41.9%)와 일본(40.5%)뿐이다. 미국과 함께 신자유주의 물결이 몰아친 영국(39.1%)과 프랑스(32.3%), 뉴질랜드(31.8%), 호주(31%) 등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다.

더욱 심각한 것은 소득집중도 심화 속도다. 한국은 이른바 ‘IMF 위기’ 이전인 1995년 29.2%로 미국(40.5%)은 물론이고 싱가로프(30.2%) 일본(34%) 영국(38.5%) 프랑스(32.4%) 뉴질랜드(32.6%) 등보다 크게 낮았다. 그러나 97년 말부터 시작된 ‘IMF 위기’와 2008년 ‘리먼 쇼크’에서 비롯한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그 결과 2000년 35.8%까지 뛰어올랐고, 2008년 43.4%, 2012년 44.9%까지 치솟았다. 이 사이(1995~2012년) 한국의 상위 10% 소득집중도는 15.7% 포인트나 상승해 싱가포르(11.7% 포인트), 미국(7.3% 포인트), 일본(6.5% 포인트), 호주(1.9% 포인트) 등을 크게 앞질렀다. 그만큼 경제성장의 성과 대부분이 상위 10% 소득계층에 집중적으로 분배됨에 따라 소득불평등, 또는 양극화가 빠르게 진행돼 왔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사회의 불평등은 양방향으로 이뤄졌다고 입을 모은다. 비정규직 확산과 정규직과의 차등 확대, 일자리 부족 등과 함께 중소 자영업의 피폐화에 따른 근로소득 불평등과 함께 부동산 및 금융자산 편중에 따른 비급여 소득 불평등이 커졌다. ‘부자 증세’를 비롯한 강화된 소득재분배 정책과 함께 저소득층의 소득을 실질 보전할 직접적 재정보조 등의 정책이 시급한 이유다.

불평등이 사회갈등의 뿌리라는 점에서 그 해소에는 정권이나 여야의 정치적 이해 타산의 대상이 아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그런 변화의 기초조차 마련하지 못한다면, 국가 장래가 더욱 어두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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