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의 자주적 경제활동을 원활하게 할’ 목적(중소기업은행법 제1조)으로 만들어진 특별한 은행이다. 대기업이나 부유층을 ‘VIP’라 부르며 더 반가운 고객으로 모시는 다른 금융사들과는 애초 출발부터 다르다. 설립 취지가 그렇다 보니 기업은행의 영업활동이나 사회공헌활동에서는 유독 ▦중소기업 ▦자영업자 ▦전통시장 상인 ▦저소득 근로자 ▦소외계층 등 사회적으로 상대적 약자들을 배려하려는 특성이 매우 두드러진다. 기업은행은 슬로건 역시 효율과 수익성을 강조하는 여느 은행과 달리 ‘참! 좋은 은행’으로 잡아, 국민들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는 은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2006년 4월 대기업에 비해 복지 지원을 덜 받고 있는 중소기업 근로자와 그 가족의 복지 증진을 위해 ‘IBK 행복나눔재단’이라는 공익재단을 만들었다. 이 재단은 ▦중소기업 근로자 및 가족의 난치병 치료(최대 1,000만원) 및 난임시술비(100만원) 지원 ▦근로자 본인 및 자녀의 학자금 지원(대학생 최고 200만원) ▦중소기업 관련 학술 지원 사업 ▦외국인 근로자 및 다문화 가족 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기업은행은 이 재단 설립 이후 10년간 총 309억원을 출연했고, 이 돈은 근로자 자녀 5,076명의 장학금(68억원), 증증 질환자 1,666명의 치료비(67억원), 소외계층 후원사업(99억원) 등에 쓰였다. 지난해 지출을 보면 치료비 지원에 전체 지출의 30%, 장학금에 35%, 학술 지원 및 소외계층 지원에 30% 등 한 곳에 치우치지 않고 각 분야에 고루 지원이 이뤄졌다.
IBK 행복나눔재단의 나눔 활동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는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희귀ㆍ난치 질환의 경우, 병이 완치될 때까지 최대로 치료비를 지원한다”며 “투병 때문에 장기간 학업을 하지 못했던 아동을 위해서는 대학생 멘토를 선정해 학습 지도를 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근로자의 생계뿐 아니라 중소기업 법인의 영업활동을 도와주는 일에도 열심이다. 2011년부터 중소기업의 경영 현안 등을 무료로 진단해 주고 있는 ‘중소기업 희망컨설팅’이 대표적인 사업이다. 이 컨설팅은 국세청이나 회계법인 출신 전문 컨설턴트가 해당 중소기업에 1~6주간 직접 상주하면서, 임직원들과 사업 현안을 함께 고민하며 해결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컨설팅에서 해답을 제시해 주는 것을 넘어, 향후 경영성과에 따라 따로 피드백을 해 주는 사후관리도 잊지 않고 있다. 시작 이후 올해 5월까지 총 3,636건의 무료 컨설팅을 중소기업들에게 제공했다.
독거노인이나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 및 소외계층에 대한 직접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기업은행은 2012년부터 독거노인 등에게 무료급식을 제공하는 ‘참! 좋은 사랑의 밥차’를 운영 중이다. 이를 위해 트럭 내부에 취사ㆍ냉장ㆍ급수시설을 설치해 1회에 최대 300인분의 배식이 가능하도록 했다. 각 지역 자원봉사센터와 연계해 독거노인 등을 대상으로 하는 무료급식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혼자서 어렵게 아이를 키우는 미혼모들에게는 직업훈련 및 일자리를 제공한다. 작년 5월부터 홀트아동복지회와 연계해 설치한 ‘캥거루 스토어’는 각 기업이 후원한 물품을 미혼모들이 직접 고객에게 팔아서 수익을 얻게 하는 시설이다. 경기 수원시, 서울 마포구, 인천 남동구 등 세 곳의 캥거루 스토어가 개점했는데, 미혼모들에게 일방적인 지원보다는 자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미가 있다.
노숙인들의 자활을 돕는 일에도 기업은행의 지원이 돋보인다. 올해 4월부터 기업은행은 노숙인 자립을 위한 사회적 기업인 빅이슈코리아에 후원 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빅이슈코리아는 노숙인이 직접 잡지 판매인으로 나서 노동을 통해 수익을 얻는 곳인데, 기업은행은 판매원들의 야간용 조끼, 수송용 가방, 모자 등을 후원하고 있다.
국가유공자 후원 사업도 활발히 추진 중이다. 기업은행은 전국 7개 국립묘지를 찾는 방문객 중 고령자 등 이동이 불편한 이들을 위해 전동카드, 전동휠체어, 장애인용 리프트 버스 등 37개의 이동장비를 지원했다. 지난해에는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을 통해 해외 독립유공자 후손 등에게 의료 기구 등을 지원하기도 했다. 연평해전 전사자를 추모하기 위해 비무장지대 인근 도라산 평화공원에 조성되는 ‘연평해전 영웅의 숲’ 조성에도 후원금을 전달했다.
스포츠 분야에서 기업은행이 야구, 축구 같은 인기 스포츠 대신 비교적 인기가 덜한 종목에 꾸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도 소외된 곳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됐다. 기업은행은 1977년 사격단을 창단해 사격 종목 지원을 계속했으며, 2011년에는 여자배구단(IBK 기업은행 알토스)을 창단해 1득점당 10만원씩 적립하는 방식으로 지난해까지 4억2,800만원을 사회복지시설에 후원해 왔다.
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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