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스타 이영애가 신사임당으로 출연한 SBS 드라마 ‘사임당, 빛의 열기’(‘사임당’)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도입 결정의 후폭풍으로 방송 일정이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내달 방송 예정인 ‘사임당’은 중국과 일본에서 동시 방영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방송가에서는 ‘사임당’의 방송 시점이 불투명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부터 중국이 사드 배치 문제를 놓고 한류 콘텐츠를 제재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사임당’도 후폭풍을 맞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사임당’이 특히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중국 내 온라인 사이트가 아닌 후난위성TV에서 동시 방영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KBS ‘태양의 후예’는 중국 내 방송사가 아닌 동영상 사이트에서 방영된 바 있다. ‘사임당’의 중국 동시 방송은 최근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광전총국)이 한류를 견제하기 위해 각 방송사의 프라임 시간 대에 외국 프로그램이나 이를 모방한 프로그램을 방영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통제된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는 기회로 보였다. ‘사임당’의 방송 여부는 광전총국이 쥐고 있는 셈이다.
‘사임당’은 현재 광전총국에서 심의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빠르면 다음 주 심의결과가 나올 것으로 알려졌지만, 심의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SBS에서도 방송 자체가 보류될 전망이다. ‘사임당’의 심의 결과는 12월 방송 예정인 KBS ‘화랑, 더 비기닝’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KBS 역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방송관계자는 “한중 양국 간의 정치, 외교 문제가 예상치도 못하게 한국의 대중문화계로 불똥이 튄 상황”이라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결국 ‘사임당’ 등 한류 콘텐츠의 미래는 5일 예정된 한중 정상회담에 달려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4일 중국 항저우에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개막했다. 사드 도입 결정 이후 처음으로 만나는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 결과가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 받는 이유다.
네티즌도 관련 기사 댓글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드라마 방영이 정치적 문제인가”(mi****), “드라마 방영일도 중국 눈치?”(tn*****), “중국 방송을 취소하면 되지 우리 방송을 미루는 건 말이 안 된다”(be*******), “중국 식민지인가, 어이없네”(sh*****), “이제 드라마도 중국이랑 맞춰서 봐야 하다니”(ki****) 등의 의견을 보였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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