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 기권 의혹도, 지연 플레이 벌타도 박성현(23ㆍ넵스)을 막지는 못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대세’ 박성현이 4타차 열세를 뒤집는 역전 드라마를 펼치며 시즌 7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박성현은 4일 충남 태안 골든베이 골프앤리조트(파72ㆍ6,546야드)에서 열린 KLPGA투어 한화금융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5개, 더블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쳐 4라운드 합계 6언더파 282타로 정상에 올랐다.
고진영(21ㆍ넵스)을 1타차로 제친 박성현은 지난해 3승을 합쳐 통산 10승을 채웠다. 우승 상금 3억 원을 받은 박성현은 시즌 상금을 12억591만 원으로 늘려 2014년 김효주(21ㆍ롯데)가 세운 KLPGA투어 시즌 최다 상금 기록에 300만 원 차이로 다가서 사실상 기록 경신을 예약했다. 또 박성현은 2007년 신지애(28)의 시즌 최다승 기록(9승)에도 2승 차이로 따라붙었다.
직전 대회인 하이원 리조트 여자오픈부터 이어 온 마음고생을 씻어낸 시원한 역전 우승이었다. 박성현은 하이원 리조트 여자오픈 2라운드에서 부진 끝에 캐디의 부상을 이유로 기권했다가 평균 타수 관리를 의식한 고의 기권이라는 의혹을 샀다. 이번 대회 3라운드에서는 플레이 속도가 늦었다는 이유로 벌타를 받았다.
허윤경(26ㆍSBI저축은행)에 4타 뒤진 공동 10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박성현은 1번홀(파4) 버디에 이어 2번홀(파3)에서 티샷이 아웃오브바운즈(OB)가 되면서 2타를 잃어 역전 기회가 사라지는듯했다.
그러나 4번홀(파5)에서 두 번 만에 그린에 볼을 올린 박성현은 7m 이글 퍼트를 집어넣어 분위기를 달궜다. 7번홀(파5)에서 세번째샷이 조금 길었지만 칩인 버디를 잡아내며 선두 허윤경과 타수 차이를 2타차로 좁혔다. 11번홀(파4)에서 1타를 줄인 박성현은 14번홀(파5)에서 1m 버디를 잡아내며 공동 선두로 올라서 어느덧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가 됐다.
허윤경이 후반 들어 줄 보기로 무너지는 사이 고진영(21ㆍ넵스)이 치고 올라왔다. 11번홀까지 3타를 줄여 우승 경쟁에 뛰어든 고진영은 15번홀(파4) 버디로 박성현과 함께 공동 선두에 합류했다. 하지만 17번홀(파3)에서 1m 파퍼트를 놓치면서 1타차 2위로 내려앉은 고진영은 끝내 1타차를 따라잡지 못했다.
18번홀(파5)에서 1.5m 거리의 부담스러운 파퍼트를 집어넣어 1타차 단독 선두로 경기를 먼저 마친 박성현은 연장전에 대비해 연습 그린에 있다가 고진영이 18번홀에서 버디 사냥에 실패하자 우승 축하를 받았다. 박성현은 “3라운드에서 타수 차가 많이 벌어져 따라잡기 어렵겠다는 생각도 없지 않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 결과가 좋아 기쁘다”면서 “앞으로 시즌 8승을 목표로 뛰겠다”고 말했다.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렸던 허윤경은 마지막 라운드에서만 6타를 잃었고 최종합계 1오버파 289타 공동 12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4위 렉시 톰슨(21ㆍ미국)은 처음 참가한 KLPGA 대회를 최종합계 2언더파 286타 단독 6위로 마무리했다. 김지현2(25ㆍ롯데), 조윤지(25ㆍNH투자증권), 이민영(24ㆍ한화)이 최종합계 3언더파 285타 공동 3위를 기록했다.
한편 한화금융클래식은 올해 렉시 톰슨과 제시카 코다(23ㆍ미국) 등을 초청하는 등 매년 우수한 해외선수 초청과 변별력있는 해외 메이저급 코스 세팅으로 세계적인 수준의 대회로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역대 한화금융클래식 우승자의 LPGA통산 승수는 22승에 달한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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