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기자의 눈] '슈퍼스타' 손흥민과 박성현의 '판단 미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기자의 눈] '슈퍼스타' 손흥민과 박성현의 '판단 미스'

입력
2016.09.04 15:20
0 0

▲ 손흥민-박성현(오른쪽)/사진=KFA, KLPGA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좋아한다'와 '존경한다'는 다르다. 골이 터졌을 때 지르는 함성과 선수가 은퇴할 때 보내는 기립박수는 의미상 차이가 크다. 팬들이 어떠한 선수를 두고 "존경한다"고 표현하는 것은 실력은 물론, 해당 선수의 인격까지 높이 사고 있는 경우다.

한국 축구의 간판 '골잡이' 손흥민(24ㆍ토트넘)의 행동이 최근 도마에 올랐다. 손흥민은 지난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중국과 1차전에서 돌발 행동을 했다. 그는 후반 45분 정우영(27ㆍ충칭)과 교체되면서 고개를 숙이며 실망한 기색을 드러냈다.

문제는 다음 행동이었다. 손흥민은 울리 슈틸리케(62) 감독을 앞에 두고 오른발로 그라운드 잔디를 걷어찼다. 당황한 슈틸리케 감독은 손흥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달랬다. 하지만 분이 가라앉지 않은 손흥민은 몇 걸음을 떼다 다시 한 번 그라운드에 발길질을 했다. 앞에 서 있던 대표팀 스태프가 움찔하며 순간 고개를 돌릴 정도로 손흥민의 제스처는 위협적이었다.

벤치에 있던 이청용(28ㆍ크리스탈 팰리스) 등 일부 선수들은 벌떡 일어나 손흥민을 어루만지며 위로했다. 손흥민은 대표팀에서 황희찬(20ㆍ잘츠부르크), 권창훈(22ㆍ수원 삼성) 다음으로 나이가 어리다. 감독과 많은 선배들 앞에서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한 것은 분명 잘못이다.

손흥민은 경기 후 "나는 욕심 많다"면서 "흥분을 자제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그러나 과거에도 비슷한 전력이 있었기에 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손흥민은 6월 스페인전에서도 이른 시간에 교체된 뒤 벤치로 들어와 수건을 집어 던졌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도 논란이 일었다.

'1인자' 박성현(23ㆍ넵스)은 3일 열린 KLPGA 투어 한화금융 클래식 3라운드 14번홀(파5)에서 1벌타를 받았다. 그는 세컨드 샷을 치면서 2분을 소요했다. 같은 조 장수화(35초), 김지현(40초)에 비해 과한 시간을 썼기 때문이다.

박성현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을 건너 뛰었다. '늑장 플레이'는 경기의 일부였고 규정대로 벌타를 받으면 됐지만, 기자회견을 하지 않은 것은 다소 경솔한 행동이었다는 판단이다. KLPGA의 한 관계자는 4일 본지와 통화에서 "취재진의 요구로 선수에게 인터뷰 요청을 했지만, 그대로 숙소로 향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인터뷰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는 간혹 있다"면서도 "협회에선 (선수들을 대상으로)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식의 교육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을 지나친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벌타에 대한 불만 때문이 아니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소통'을 져버린 행동이 뒷말을 키운 셈이다.

선수 역시 '인간'이기에 부진할 수 있고 실수할 수 있다. 허나 그것을 이유로 애꿎은 곳에 화풀이를 하거나 침묵하는 것은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 둘 다 승부욕이 강한 선수로 정평이 나 있다. 공격 포인트를 뽑지 못한 손흥민과 벌타를 받은 박성현은 자신에게 크게 화가 났을 수 있다. 그러나 스포츠 정신과 수많은 팬들을 생각한다면 이번 행동은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긴다.

스타의 2대 덕목은 실력과 인성이다. 축구와 골프라는 서로 다른 종목에서 정점을 찍고 있는 두 선수다. 단순한 응원을 넘어 '존경'을 받기 위해선 성숙한 마인드와 자세가 필요하다. 그것이 자신은 물론 리그나 투어의 발전을 위해서도 좋은 길이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한국스포츠경제 관련기사]

[청소년야구] 대표팀 울린 ‘오심’ 태국 심판 “미안하다”

이미향 단독 선두 도약…LPGA 통산 2승째 눈앞

갤럭시노트7 내년 3월까지 교환 가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