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9월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할 핵심 근거로 거론됐던 고용ㆍ제조업 지표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시장은 다시금 안도하는 분위기다. 스탠리 피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부의장이 “연내 두 차례도 올릴 수 있다”고 말한 뒤 움츠러들었던 시장의 금리인상 지연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8월 비농업부문 고용자 수는 전달보다 15만1,000명 증가했으나 시장의 예상치(18만명)에는 못 미쳤다. 이달 1일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의 제조업 지수(49.4)도 올해 2월 이후 처음으로 50 아래로 떨어지며 시장 전망(52)을 밑돌았다. 제조업 지수가 50을 넘기면 경기 확장, 그 아래로 떨어지면 제조업 경기가 위축됐다는 뜻이다. 강현구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경제지표 부진으로 9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불투명해졌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최근 몇 달간 금리인상을 위한 여건이 강화됐다”고 말했고, 이 발언을 피셔 부의장이 “9월과 12월 연내 두 차례 인상도 가능하다”고 풀이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다. 이후에도 피셔 부의장은 “미국의 고용은 완전 고용에 근접했다. 8월 경기지표에 따라 금리 인상을 결정할 것”이라며 9월 인상설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해당 지표들이 기대치를 밑돌면서 연준이 오는 20~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할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평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내다본 9월 금리인상 확률은 21%(2일 기준)로 전날(24%)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금리 인상 후퇴 기대에 증시는 반등했다. 이날 나스닥지수가 0.43% 오르는 등 뉴욕 증권시장의 3대 지수(다우ㆍS&P500ㆍ나스닥) 모두 상승했다. 영국 FTSE100지수 등 유럽 주요 지수 역시 올랐다. 그러나 프랑스 투자은행(IB) BNP파리바는 “최근 3개월 증가한 미국의 월평균 고용자 수(23만명)는 금리 인상 조건을 충족하는 수준”이라며 여전히 9월 인상에 무게를 뒀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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