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이 높고 안정적인 ‘좋은 일자리’를 가진 남녀 간 비율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 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 개선 노력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4일 발표한 ‘국내 임금근로자의 일자리 구조 변화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국내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중위소득 125% 이상 정규직) ▦괜찮은 일자리(125% 이상 비정규직) ▦힘든 일자리(125% 미만 정규직) ▦안 좋은 일자리(125% 미만 비정규직) 등 4가지 유형으로 나눴다. 이중 ‘좋은 일자리’는 지난해 574만개로 10년 전인 2006년(414만개)보다 260만개 증가했고, 전체 일자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이 기간 27.0%에서 34.9%로 높아졌다. 반면 ‘괜찮은 일자리’(5.7%→5.0%)와 ‘힘든 일자리’(37.5%→32.6%), ‘안 좋은 일자리’(29.8%→27.5%)는 모두 줄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고용의 질이 좋아졌다는 뜻이다.
그러나 남녀간 격차는 오히려 커졌다. 좋은 일자리를 가진 남성 근로자 비중은 2006년 22.5%에서 지난해 27.7%로 5.2%포인트 올랐으나, 여성은 같은 기간 4.5%에서 7.2%로 2.7%포인트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좋은 일자리를 가진 남녀간 비중 격차는 이 기간 18.0%포인트에서 20.5%포인트로 벌어졌다. 안 좋은 일자리 역시 마찬가지였다. 안 좋은 일자리를 가진 남성 비율은 13.2%에서 11.2%로 2.0%포인트 줄었지만, 여성은 16.6%에서 16.3%로 0.3%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30세 미만 청년층의 경우 좋은 일자리 종사 비중은 변화가 없었고, 55세 이상 고령층은 좋은 일자리(2006년 1.3%→2015년 3.5%)와 안 좋은 일자리(6.1%→9.5%)에서 일하는 비율이 모두 늘었다. 전해영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여성ㆍ청년ㆍ고령층이 양질의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취업지원ㆍ기업 세제 혜택 등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중위소득 = 임금 근로자의 소득을 높은 순서대로 일렬로 세웠을 때 정 가운데 있는 소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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