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노렸나… 대통령 고향서 테러
극단주의 이슬람단체 아부사야프 배후 자처
필리핀 남부 다바오에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이슬람극단주의 단체의 테러가 일어나 최소 15명이 숨지고 67명이 부상했다.
2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 30분쯤 다바오 야시장에서 강력한 폭발이 발생해 10명이 현장에서 숨지는 등 15명이 숨지고 67명이 부상했다. 부상자 중 일부는 위독한 상황이라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 정부 관계자는 “초기 조사에서 경찰이 포탄에 바탕을 둔 폭발 물질의 파편을 발견했다”며 “이번 폭발이 단순한 사고가 아닌 폭탄 공격”이라고 확인했다.
이날 두테르테 대통령이 고향인 다바오에 머물고 있던 데다가 야시장은 평소 그가 자주 찾던 마르코 폴로 호텔 인근이라는 점 때문에 이번 공격이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주말마다 다바오를 찾는 두테르테 대통령은 사건 당시 다바오 내 다른 장소에 머물고 있었으며 신변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테러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하는 필리핀 남부 무장세력 '아부사야프'의 소행으로 보인다. 아부사야프 대변인 아부 라미는 “이번 공격은 필리핀에 있는 무자히딘(이슬람 전사)의 단결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며칠 내 추가 공격을 예고했다. 필리핀 당국은 아부사야프의 범행에 무게를 두고 폭발 직전 현장에서 수상한 행동을 보인 4명의 용의자를 쫓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현재 아부사야프 토벌 작전을 수행하고 있으며, 아부사야프는 반격을 경고한 바 있다. 다만 정부의 ‘마약과의 전쟁’에 불만을 품은 마약상의 소행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편 한국 정부 관계자는 3일 필리핀 다바오에서 전날 발생한 폭탄 테러와 관련, 한국인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