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대표팀의 2학년 투수 김민(유신고)이 일본을 상대로 깜짝 호투를 펼쳤다.
김민은 3일 대만 타이중 구장에서 열린 제21회 18세 이하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일본과 결선라운드 2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3피안타 3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수비의 도움을 받았다면 무실점 투구를 할 뻔 했지만 4회 2사 후에 나온 유격수 김혜성(동산고)의 실책이 아쉬웠다.
벼랑 끝에 몰린 대표팀은 숙적 일본전에 과감히 김민을 내세웠다. 김민은 초고교급 투수로 평가 받으며 롯데와 4억5,000만원에 계약한 윤성빈(부산고) 대신 합류한 투수다. 윤성빈은 부상을 이유로 진단서를 내고 이번 대회에서 빠졌다.
김민은 이날 윤성빈 부럽지 않은 투구를 했다. 꼭 이겨야 한다는 부담스러운 상황에서도 배짱 있게 공을 뿌렸다. 김민은 3회까지 9타자 연속 범퇴 처리하며 쾌조의 출발을 했다. 최고 시속 144㎞ 직구에 변화구를 섞어 던져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뺏었다.
그러나 1-0으로 리드한 4회초가 아쉬웠다. 선두 타자 마쓰오 타이가에게 첫 안타를 허용한 뒤 2번 이토 유헤이의 보내기 번트로 득점권에 주자가 자리했다. 김민은 3번 스즈키 쇼헤이를 맞아 중견수 박정우(덕수고)의 호수비에 힘입어 아웃으로 잡아냈다. 이후 4번 이토 유헤이를 볼넷으로 거르고 5번 하야시나카 유키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이 때 유격수 김혜성은 타구를 잡아 1루로 공을 던졌지만 악송구로 이어져 상대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자동 진루권이 한 베이스씩 주어진 탓에 2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동점을 허용한 김민은 6번 이리에 타이세이 타석에서 폭투로 추가 실점을 했다. 계속된 2사 3루 상황에서는 이리에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아 실점은 3개로 늘었다.
김민은 후속 타자를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5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김민은 2사 후 1번 마쓰오에게 우월 2루타로 다시 위기를 맞았지만 2번 이토를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루킹 삼진 처리했다. 6회부터는 마운드를 하준영(성남고)에게 넘기고 투구를 마쳤다.
앞서 지난달 30일 필리핀과 예선전에서도 2이닝 퍼펙트 피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김민은 정교함을 자랑하는 일본 타선을 상대로도 역투하며 내년 청소년 대표팀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보였다. 이날 김민의 투구를 지켜 본 서정 kt 스카우트는 “볼 끝이 좋았고, 변화구 슬라이더와 커브를 잘 활용했다”며 “우리 팀의 연고 1차 지명 선수라서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팀은 일본에 아쉽게 패했지만 김민이라는 소중한 보물을 발굴한 것은 큰 수확이다.
타이중(대만)=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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