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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는 편의점 도시락으로… 반려동물이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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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는 편의점 도시락으로… 반려동물이 ‘가족’

입력
2016.09.03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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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수혜자는 편의점

25~35세 남녀 주 4~5회 찾아

생수ㆍ소포장 스낵 등 구입

매출 매년 큰 폭으로 급증

대기업도 “싱글족 잡아라”

소형 냉장고ㆍ세탁기 등 인기

반려동물 시장 2020년 6조

너도나도 사료시장에 가세

# 직장인 최동철(42)씨는 퇴근 길에 인터넷에서 맛집으로 알려진 중식당을 찾아 미리 예약해 둔 메뉴로 혼자 저녁을 해결한다. 식사를 마친 뒤 시내 영화관에서 신작 영화를 감상하는 것은 양보할 수 없는 취미다. 집에 돌아온 최씨는 인근 편의점에서 사 온 캔맥주를 마시며 애완견과 함께 거실 소파에 앉아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 경기를 보며 하루를 마감한다.

최씨 같은 1인 가구가 늘어나며 소비 문화가 급변하고 있다. 문화나 여가 생활 등을 혼자 즐기려는 ‘나 홀로 소비’가 점점 확산되고 있다.

편의점은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최대 수혜자

그림 1서울 시내 한 CU편의점에서 여성 고객이 도시락을 고르고 있다. CU편의점 제공
그림 1서울 시내 한 CU편의점에서 여성 고객이 도시락을 고르고 있다. CU편의점 제공

가장 큰 수혜자는 편의점이다. 접근성이 좋고 소포장 제품을 살 수 있는 편의점은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20,30대 젊은층은 식사를 편의점에서 해결하는 일도 많다. 최근 20대 전문 연구기관인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KT와 함께 25~35세 남녀 1인 가구 8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간식이나 식사 해결을 위해 주 4,5회 편의점을 찾았다. 편의점도 작은 용량의 생수나 소포장 스낵 등을 선보이며 1인 가구 잡기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처럼 예측 가능한 1인 가구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편의점들은 다양한 생활밀착형 서비스도 도입하고 있다. 도시락이나 치킨 판매는 기본이고 택배와 공과금 납부, 토익성적표 발급도 가능하다. 제주도에선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는 편의점까지 생겨났다. 남궁설 신한트렌드연구소장은 “혼자 영화관을 가거나 외식을 하고 카페에서 혼술(혼자 술마시기)을 하는 등 나홀로 소비가 이뤄지고 있다”며 “1인 가구의 대표적인 소비 장소인 편의점 매출도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인 가구를 확실한 단골로 잡으면서 국내 편의점 업계의 외형적 팽창 역시 지속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CU와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등에서 운영 중인 국내 편의점 점포 수는 이미 3만개를 넘어섰다.

냉장고 세탁기 등 소형가전 판매도 급증

대유위니아에서 소형냉장고로 선보인 ‘프리우드S’(118L)의 올 여름(5.1~8.20)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90% 이상 늘어난 만큼,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대유위니아 제공
대유위니아에서 소형냉장고로 선보인 ‘프리우드S’(118L)의 올 여름(5.1~8.20)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90% 이상 늘어난 만큼,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대유위니아 제공

1인 가구의 증가에 따른 소비 행태는 가전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을 부르고 있다. 대유위니아가 지난해 5월 출시한 소형 냉장고 ‘프리우드S’의 여름(5월1일~8월20일)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90% 이상 늘었다. 1,2인 가구에 특화된 이 냉장고는 고효율 압축기를 장착해 소음도 최소화 시켰고 1등급 에너지소비효율로 전기세 부담까지 줄였다. 동부대우전자에서 지난 2012년 선보인 벽걸이 드럼세탁기 미니(용량 3㎏)도 1~7월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30% 이상 늘어나면서 뒤늦게 빛을 보고 있다. 동부대우전자에선 이런 흐름에 맞춰 1인 가구 전용(용량 6㎏) 전자동 세탁기 신제품도 내놨다. 아기 전용 세탁기를 제외하면 국내 최소 용량이다. 밥솥 역시 소형 제품이 대세다. 쿠첸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소형 압력밥솥의 매출 비중이 2011년 18%에서 지난해엔 30% 이상으로 늘었다. 가전업체 관계자는 “최근 들어 1,2인 가구가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당초 세웠던 전체 제품 생산 계획에서도 소형 품목의 비중을 점차 높여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시장도 활황

그림 3CJ제일제당의 반려동물식품 브랜드인 ‘오네이처’는 최근 우유팩을 사용한 사료 신제품을 내놓고 본격적인 반려동물 시장에 뛰어들었다. CJ제일제당 제공
그림 3CJ제일제당의 반려동물식품 브랜드인 ‘오네이처’는 최근 우유팩을 사용한 사료 신제품을 내놓고 본격적인 반려동물 시장에 뛰어들었다. CJ제일제당 제공

1인 가구의 증가에 힘입어 반려동물 시장도 커지고 있다. 올해 2조원대에 육박할 것으로 보이는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1인 가구 증가세에 맞물려 4년 뒤엔 6조원대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최근 1인 가구와 은퇴자 중심의 노년 세대가 급증하면서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키우는 이른바 펫팸족의 규모가 1,000만명을 넘어섰다는 주장도 나온다. 펫팸족은 반려동물을 의미하는 ‘펫(Pet)’과 가족을 뜻하는 ‘패밀리(Famaily)’가 합쳐진 신조어다. CJ제일제당과 KGC인삼공사, 하림, 사조산업, 풀무원 등 대기업들이 앞다퉈 반려동물용 사료 및 간식 시장에 뛰어드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올해 들어선 생활용품 기업인 LG생활건강과 애경이 애견용 샴푸 등을 내놓고 시장 경쟁에 합류했다. 이 밖에도 강아지 숙면 유도용 방석과 애견용 옷, 잡화, 장난감 등 반려동물용 제품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지난 달 정부에서 반려동물 산업을 신산업으로 지정한 만큼, 이 시장 공략을 위한 각 기업들의 움직임도 점차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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