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丁의장ㆍ 與 ‘완강한 대치’ 27시간만에 극적 출구…불씨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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丁의장ㆍ 與 ‘완강한 대치’ 27시간만에 극적 출구…불씨는 여전

입력
2016.09.0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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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의장, 부의장에 의사봉 넘겨… 우여곡절 끝 11조 추경안 처리

백남기 청문회 12일 실시키로

與 “지카보다 더한 악성균” 원색 비난하며 온종일 성토…사과ㆍ재발방지 계속 요구

野 “與 보이콧, 야당 연습하는 듯”

2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이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의 면담을 마친 후 외출을 위해 승용차에 오르고 있다. 오대근 기자 inliner@hk.co.kr
2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이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의 면담을 마친 후 외출을 위해 승용차에 오르고 있다. 오대근 기자 inliner@hk.co.kr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드 반대ㆍ우병우 사퇴’ 개회사에 반발한 새누리당의 의사일정 거부로 파행했던 20대 첫 정기국회가 만 하루를 넘긴 27시간여만에 정상화됐다. 주말을 넘기면 11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 집행 효과가 반감한다는 위기감에서 서로 한 발씩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이날 오후 6시 50분께 박주선 국회부의장 사회로 본회의를 열고 추경안 및 2015회계연도 결산, 김재형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등 안건 21건을 처리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반대한 김용균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 후보자 추천안은 표결 끝에 부결돼, 여소야대 국회를 실감케 했다. 여야는 아울러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를 열어 백남기 농민 사건 청문회를 12일 실시키로 하고, 강신명 전 경찰청장 등을 주요 증인으로 채택했다. 정무위원회도 조선ㆍ해운 구조조정 청문회(일명 서별관회의 청문회) 소위 구성안을 의결했다.

새누리당은 이에 따라 이날 국회에 제출한 정 의장 사퇴촉구 결의안을 철회키로 했다. 정 의장은 앞서 오후 4시40분께 새누리당의 요구대로 본회의 사회권을 국회부의장에게 넘긴다고 새누리당에 통보했다. 전날 밤 의장실까지 점거하며 격렬 반발했던 새누리당은 농성을 거두고 본회의장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사회권 이양 외에도 정 의장의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지속적으로 요구할 것으로 보여 정 의장과 여당 간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다.

양측의 극적 합의가 있기 전까지 국회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이날 새벽 의장실 점거 농성을 푼 새누리당은 오전 10시 국회 본청 예결위회의장에 재집결해 의원총회를 다시 열고 정 의장을 향한 3대 요구사항을 의결했다. 의총장에서는 “정 의장은 악성균, 테러균, 암과 같은 바이러스 균이고 메르스, 지카보다 더하다”(염동열 의원) 같은 원색적 비난까지 나왔다. 이정현 대표는 “민생을 볼모로 국회를 인질로 잡은 정치 테러”라고 성토했다.

의총 중간 정 의장이 “어제 추경안을 처리하지 못한 데 대해 국민께 송구하고 개회사 문제에 대한 새누리당의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겠다”는 중재안을 보냈으나, 정진석 원내대표가 새누리당에 공식 사과하는 문구를 넣을 것을 요구해 합의가 무산됐다. 물밑 조율이 결렬 된 뒤 이 대표, 정 원내대표를 비롯한 30∼40명의 의원들은 오전 11시 30분부터 1시간 가까이 의장실 앞 복도에서 피켓을 들고 연좌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서청원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정 의장이) 지나치게 오버했다”고 했다. 8선으로 여야를 통틀어 최다선인 서 의원은 오후 3시께 서울 시내 모처에서 정 의장과 독대해 국회 정상화 해법을 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은 오후에도 의총을 이어가며 전열을 가다듬었지만 정 의장이 본청 집무실을 계속 비워 면담이 불발되자 마땅한 해법을 찾지 못했다. 오후 5시쯤엔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농성에 돌입한다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이 무렵 정 원내대표가 정 의장과 통화에서 사회권을 이양한다는 약속을 받아내며 극적으로 봉합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날 정 의장을 엄호한 야권은 새누리당의 보이콧을 집단 성토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대비 의원 워크숍에서 “한국 헌정사상 가장 희한한 상황으로 여당이 우 수석을 지키는 행동대원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추미애 대표도 “민생이 위태로운데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정면도전”이라고 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ㆍ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정 의장의 개회사는 환영하지 않을 수 없는 아주 좋은 내용”이라며 “개회사를 트집잡아 여당이 퇴장했다. (여당이) 야당 연습하나 보다 느꼈다”고 비판했다.

서상현 기자 lssh@hankookilbo.com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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