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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단 하루 빗장 풀린 DMZ를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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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단 하루 빗장 풀린 DMZ를 달린다

입력
2016.09.0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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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DMZ평화마라톤 참가자들이 노동당사 앞을 달리고 있다.
철원DMZ평화마라톤 참가자들이 노동당사 앞을 달리고 있다.

베일에 싸인 비무장지대(DMZ)가 4일 하루 굳게 잠겼던 빗장을 풀고 전세계 건각들을 맞이 한다.

한국일보와 강원 철원군이 공동 주최하고 강원도개발공사 등이 후원하는 ‘제13회 철원DMZ국제평화마라톤’대회가 4일 오전 9시부터 강원 철원군 동송읍 장흥리 코스에서 열린다. 비무장지대와 맞닿은 대한민국 최북단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풀코스(42.195㎞)를 비롯해 하프코스(21.0975㎞), 10㎞, 5㎞, 5㎞가족걷기 등 5개 부문으로 나눠 진행된다.

대회코스는 때묻지 않은 철원의 자연과 1946년 공산치하에서 건설된 노동당사 등 역사현장이 곳곳에 펼쳐져 국내외 러너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사한다. 또한 출발점부터 골인지점까지 경사와 커브가 완만해 페이스 조절이 용이한 장점이 있다는 게 육상 전문가들의 평가다.

출발 총성과 함께 스타트 라인을 벗어나면 때묻지 않은 철원평야의 황금 들녘이 펼쳐진다. 12㎞ 지점을 지나면 고려시대 천년고찰 도피안사를 만날 수 있다. 3㎞ 남짓한 거리를 더 달리면 아직도 총탄의 흔적이 선명한 옛 노동당사와 비무장지대(DMZ)로 향하는 민통선 초소가 모습을 드러낸다.

특히 휴전 이후 60여년 간 민간인의 접근을 거부한 비무장지대 빗장도 이날 단 하루 러너들을 위해 풀린다. 육군 제5군단과 제6보병사단은 이번 대회를 위해 DMZ 내 3번 국도 15㎞ 구간을 개방한다.

이 구간에 들어서면 ‘철마는 달리고 싶다’문구와 녹슨 열차로 잘 알려진 월정리역과 노랗게 물든 양지리 들녘 등 이채로운 민통선 이북마을이 러너들을 반긴다. 지난 6회 대회 때부터 참가하는 박칠성(73)씨는 참가수기를 통해 “한국전쟁 휴전협정 기간 동안 한치의 땅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 남과 북이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역사현장에서 때 묻지 않은 자연을 만끽하며 좋은 추억을 남기고 싶다”고 적었다.

대회 주최 측은 참가자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2.5㎞ 구간마다 갈증을 달래줄 생수와 기능성 음료를 제공하고, 늦더위를 식혀 줄 물 스펀지 등도 준비한다. 대회 당일에는 참가자들의 이동 편의를 위해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지하철 2호선 잠실역 등 수도권 20여 곳에서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참가자 전원에게는 밥맛 좋기로 유명한 철원 오대쌀(3㎏)을 기념품으로 증정한다. 풀 코스 등 부문별 1위와 풀 코스 1111번째 참가 신청자(행운상), 풀코스 907등(평화상), 풀코스ㆍ하프코스 34등(태봉상), 연령대 별 1위 등 상금과 상품시상도 다양하다.

대회가 펼쳐지는 철원지역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도 이 대회를 찾는 재미 가운데 하나다.

출발지점 인근 고석정은 조선 명종 때 의적 임꺽정이 활동했던 곳으로 깎아지른 듯한 절경과 한탄강이 어우러진 풍경이 일품이다. 고석정 인근 철의 삼각지대 기념관에서는 전쟁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고, 우리 군의 최신예 장비도 전시돼있다. 고석정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철원용암대지와 직탕폭포는 이색적인 자태로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매력을 뽐낸다.

철원=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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