킴스클럽 매각 협상은 중단
1년 안에 4조5000억 갚아야
이랜드그룹이 알짜인 여성복 브랜드 ‘티니위니’를 중국 패션업체에 1조원에 넘겼다. 이랜드그룹은 2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중국 현지에 세운 티니위니의 신설법인 지분 100%를 중국 패션업체 브이그라스에 한화 약 1조원에 매각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 티니위니의 디자인과 소속 직원 등 사업권과 중국을 포함한 14개국의 글로벌 상표권을 올해 안에 넘길 계획이다.
이랜드가 1997년 출시한 여성복 브랜드 티니위니는 지난해 국내 매출이 300억원에 불과하지만 중국에선 4,218억원의 매출을 올린 인기 브랜드다. 중국 주요 백화점과 쇼핑몰 등에 1,334개 직영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티니위니를 중국에서 상장할 경우 3조원 이상의 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에 따라 이랜드는 당초 매각가를 1조 5,000억원까지 기대했다. 인수ㆍ합병(M&A) 총괄담당 임원인 이규진 상무는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면 가치를 더 인정받을 수 있었겠지만 시장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종 협상을 타결짓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우선 매각 협상 대상자인 미국계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벌이던 킴스클럽 매각 협상은 더 이상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이 상무는 “티니위니와 부동산 자산 매각만으로도 부채 비율을 200%까지 낮출 수 있어 킴스클럽은 남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랜드는 면세점 사업 진출을 위해 보유했던 서울 합정동, 홍대와 강남에 보유한 부동산 자산을 올해 안에 팔 계획이다.
이랜드는 올 연말로 예정된 서울 시내 면세점 추가 특허 입찰 참여 여부에 대해선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신동기 대표는 “이제 막 티니위니가 매각돼서 경영자들이 모여 지혜를 모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티니위니 매각으로 1조원의 자금이 들어오면 그룹의 유동성 문제를 해소하는 데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상반기 기준 1년 안에 갚아야 할 이랜드월드의 유동 부채가 4조5,000억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완전히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유통 계열사인 이랜드리테일의 상반기 기준 유동부채는 2조457억원에 이른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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