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하성/사진=한국스포츠경제 DB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너무 조급해졌던 것 같아요."
넥센 김하성(21)이 유난히 힘겨웠던 이번 여름을 돌아보며 '반성'을 했다. 지금의 이 깨달음을 성장의 자양분으로 가져가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프로 데뷔 3년 차의 김하성은 지난해 빅리그로 떠난 강정호(피츠버그)의 뒤를 이어 넥센의 주전 유격수 자리를 차지했다. 이후 공수주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리그에서 손꼽히는 유격수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잘 나가던 김하성은 여름 고비를 넘어서지 못했다. 7월까지 시즌 타율 0.301을 기록했던 그는 8월 한 달간 타율 0.163(80타수 13안타)에 그쳤다. 풀 타임 첫 해였던 지난해에도 경험하지 못했던 깊은 슬럼프였다.
김하성은 "멘탈이 무너졌다"고 자신의 부진 원인을 분석했다. 그는 "타율이 떨어지다 보니 의식을 하게 되고, 남은 경기가 얼마 없다는 생각이 드니 조급함까지 들었다. 타석에서 여유가 없어져 안 좋은 공에도 배트가 나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 시즌 목표를 20(홈런)-20(도루)로 잡았다. 하지만 목표 달성을 위해 홈런을 너무 욕심 내다 보니 밸런스가 무너진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왔다. 이에 대해 김하성은 "그건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에도 홈런 19개로 20-20을 실패하긴 했지만, 그걸 의식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방심'은 인정하고, 반성했다. "작년에는 5월(타율 0.221)에 좋지 않았다. 올해는 시즌 초반을 잘 넘기려고 신경을 썼는데 그걸 잘 넘어오고, 타율이 크게 떨어지지 않으면서 안심을 하는 찰나에 슬럼프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극심한 부진을 보여도 염경엽 넥센 감독은 그를 선발에서 제외하지 않고, 타격 부담이 적은 9번 타순으로 자리만 옮겨줬다.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을 터득하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수장의 뜻이 통했다. 김하성은 스스로를 돌아보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는 지난달 27일 NC전을 앞두고 "삼진을 당해도, 공을 최대한 많이 보자"고 마음을 먹었다. 김하성은 "그렇게 생각을 하고 나서니 볼넷도 늘고, 타격감도 서서히 돌아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의 조언도 힘이 됐다. 김하성은 "감독님께서 NC전을 앞두고 '조급해 하지 마라. 너무 빨리 얻으면, 잃기도 쉽다'고 하시더라. 천천히 다시 시작하자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조금씩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오고 있다. 그는 최근 3경기에서 9타수 4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김하성은 "작년에 잘 했다고, 올해 잘 되는 게 아니더라. 이렇게 또 배우는 것 같다. 아직 어리니까 이런 경험도 다 나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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