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ㆍ盧 못다 이룬 역사 완성”
문재인과 본격 경쟁 의사
文 “젊은 지도자 경선 바람직”
野 대권주자들 발 빠른 움직임
안철수-손학규 회동 뒤늦게 공개
김부겸ㆍ박원순도 지지 모임 계획
안희정 충남지사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생일날인 1일 ‘비욘드 노(노무현을 뛰어넘겠다)’를 선언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인 페이스북에 대권 출마 의지를 밝힌 글을 올리면서다.
안 지사는 글에서 “동교동도 친노도 뛰어넘을 것입니다. 친문도 비문도 뛰어넘을 것입니다. 고향도 지역도 뛰어넘을 것입니다”라며 사실상 대권 도전 선언을 했다. 이날은 노 전 대통령이 생존했다면 고희가 되는 날이다. 안 지사의 ‘비욘드(Beyond) 노’는 ‘노무현의 사람’이라는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서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안 지사의 대권 도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함께 뿌리로 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본격 경쟁에 나선다는 뜻이다. 친노(노무현) 진영이 친문(문재인)과 친안(안희정) 진영으로 분화하는 등 야권 지형에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안 지사는 이날 “나는 뛰어넘을 것입니다”라고 시작하는 글에서 “김대중과 노무현은 국민 통합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분들을 사랑하는 일이 타인을 미워하는 일이 된다면 그것은 그분들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자세도 아니며 스승을 뛰어넘어야 하는 후예의 자세도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나는 김대중 노무현의 못다 이룬 역사를 완성하고자 노력할 것”이라며 대권 도전 의사를 분명히 하며 “나는 근현대사 100여년의 그 치욕과 눈물의 역사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지사는 최근 추미애 대표에게 당선 축하 인사를 겸해 대권 도전 뜻을 전달했고, 지난달 예산정책 협의를 위해 우상호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서도 같은 취지로 말했다. 지난달 본보와의 대담에서도 “시대적 소명 의식과 목표를 자각하고, 준비가 돼 있다면 도전하는 게 정치인의 의무”며 “지든 이기든 후보가 되든 안 되든 상관 없이 도전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 지사 측 핵심 관계자는 “그동안 다듬어 온 안희정만의 정책과 국가 운영 비전을 국민께 소개하고 평가 받고 싶다는 뜻이 강하다”며 “조만간 아우가 형을 만나듯 문 전 대표를 만나 뵙고 (대권 도전을) 말씀 드리려 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안 지사와 김부겸 의원 등의 대선 출마와 관련 “당내에서 함께 경쟁하면 국민이 먹고 사는 문제로 민생도 힘들고 대한민국 비전도 어려운 상황에서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겠느냐”며 “젊은 지도자들이 (대선후보) 경선에 나서는 건 대한민국 정치의 미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20~40대와 진보개혁 성향 유권자들로부터 고른 지지를 받는 문 전 대표와 충청과 50~60대 유권자층에서 문 전 대표에 비해 상대적으로 앞서는 안 지사의 경쟁은 흥행이나 외연 확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 지사는 2일 광주 교육청에서 특강을 한 뒤 지역 지지자들과 차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다른 야권 잠룡들도 ‘문재인 대세론’이 확산되면 존재감이 약해질 수 있다는 판단에 조직 정비, 지지자 회동, 해외 탐방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는 2일 국제가전박람회(IFA) 참관을 위해 독일로 출국한다. 안 전 대표는 지난달 28일 전남 강진에서 손학규 더민주 전 상임고문을 만나 여러 현안들에 대해 대화를 나눈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추석 전후 상경할 것으로 알려진 손 전 고문은 2일 광주에서 전국의 지지자들이 마련한 ‘저녁이 있는 빛고을 문화 한마당’에 참석한다.
앞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부겸 의원은 3일 충남 보령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새희망포럼 정기 총회 및 하계수련회’를 연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정책자문기구 역할을 할 ‘희망새물결’은 10일 공식 출범한다. 박 시장 측은 대선과 직접 관련이 없다고 하지만 측근 인사인 김민영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 등 300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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