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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병원 불신… 종합병원도 ‘1인 1주사제’ 안 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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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병원 불신… 종합병원도 ‘1인 1주사제’ 안 지켜

입력
2016.09.0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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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충주병원 C형간염 3명 감염

투석실 헤파린 주사제 오염 추정

한번 조제해 여러명이 사용 확인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건국대 충주병원에서 혈액투석 환자 3명이 C형간염에 감염됐다. 앞서 원주정형외과의원과 서울현대의원(현 JS의원)에서 발생한 C형간염 집단감염 사태와 마찬가지로 오염된 주사제 사용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개인 의원에 이어 대학병원까지 감염관리에 허점을 드러내면서 병원 내 감염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건국대 충주병원에서 혈액투석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중 3명이 최근 C형간염에 감염됐다고 1일 밝혔다. 병원은 지난 7, 8월 혈액투석 환자들을 대상으로 반기마다 실시하는 감염 검사에서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지난달 12일 당국에 역학조사를 의뢰했다. 이 병원에는 지난달 기준 73명이 혈액투석 치료를 위해 정기적으로 내원하고 있고, 이 중 3명은 기존에 C형간염에 걸렸던 환자다.

역학조사 결과 새로 감염된 환자 중 한 명의 C형간염 바이러스 유전자형이 기존 간염 환자와 일치, 병원 내에서 간염이 옮은 것으로 추정된다. 두 사람은 같은 요일에 투석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신규 감염 환자 2명은 혈액투석 치료 과정에서 투여되는 헤파린(항응고제) 영향으로 바이러스에서 유전자가 검출되지 않아 분석이 이뤄지지 않았다. 당국은 그러나 이들 역시 병원 치료 중 C형간염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당국은 혈액투석 치료 과정에서 피가 굳는 것을 막기 위해 수시로 투여되는 항응고제 주사액이 오염되면서 간염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질본 관계자는 “현장조사 결과 이 병원 혈액투석실에서 헤파린 주사액을 조제해 여러 환자에게 함께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당국은 혈액투석 치료의 특성상 환자의 피가 미세하게 튀는 일이 빈발하는 과정에서 1회용 주사기가 오염되고, 그 주사기가 공동 사용되는 주사액을 재차 오염시켰을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다만 지난해 C형간염 집단 감염 사태를 부른 다나의원처럼 주사기를 재사용한 일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환자 내원이 많아 감염관리에 보다 철저해야 할 대학병원마저 병원 내 감염 사고가 터지면서 의료계에 대한 신뢰는 바닥을 치고 있다. 이형민 질본 연구관은 “피를 걸러서 체내에 다시 주입하는 투석 치료의 특성상 혈액투석 환자는 C형간염 고위험군으로 분류돼 있어 감염관리에 특히 신중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이번 사고를 포함, 최근 잇따르고 있는 C형간염 감염 사태는 ‘환자 1인당 1주사제 사용’이라는 의료 현장의 불문율이 무너진 결과라 더욱 심각하다. 원주정형외과의원은 자가혈주사 시술 때 사용하는 국소마취제가 오염되면서 감염자를 양산했고, 최근 당국에 적발된 서울현대의원 역시 같은 주사제를 여러 환자에게 썼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1인 1주사제 사용은 너무나 당연한 원칙이라 의료기관에 배포하는 매뉴얼에도 굳이 기재하지 않는 사항”이라며 “주사제 대량 조제는 의료인이 환자보다 자기 편의를 내세운 행태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의료법에는 주사 의료용품과 관련해 주사침, 주사기, 수액용기, 연결줄에 대한 재사용 금지 규정만 있을 뿐 주사액 재사용에 대한 규정은 없다.

건국대 충주병원은 이날 “자체조사 결과 병원 내 감염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당국 발표를 반박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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