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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희생양일까' 김도훈을 바라보는 2가지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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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희생양일까' 김도훈을 바라보는 2가지 시선

입력
2016.09.0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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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훈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p class="a">[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인천 유나이티드를 이끌었던 김도훈(46) 감독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2015년 1월 감독에 오른 지 20개월 만으로 지난 27일 탈꼴찌를 다투는 수원FC와 맞대결에서 0-2로 패했던 게 결정적이었다. 이날 패배로 인천은 6월 12일 이후 70여 일만에 꼴찌(5승 9무 14패 승점 24)로 내려앉았다.

<p class="a">현 시스템에서 11위와 12위의 차이는 엄청나게 크다. 최하위 12위는 K리그 챌린지(2부)로 곧바로 강등되고 11위는 챌린지 2위 팀과 플레이오프 경기를 통해 승리하면 남고 지면 강등이 된다. 인천으로선 남은 기간 어떻게든 강등을 면하기 위해 극약처방을 내린 것이다.

<p class="a">사실상의 경질로 받아들여지는 김도훈을 바라보는 시선은 두 가지다. 뛰어난 지도력에도 때를 잘못 만나 꽃을 피우지 못했다는 시각과 특정 선수와 전술만 고집한 스타일이 화를 자초했다는 시각이다.

<p class="a">평소 경기장에서 본 김 전 감독은 신사적이고 온화한 성품의 덕장을 떠올리게 하는 지도자였다. 선수들의 신망도 두터워 송시우(23ㆍ인천)는 김 전 감독에 대해 "되게 인자하시고 어려울 때도 선수들에게 부담을 안 주려고 싫은 소리도 최대한 자제하신다. 정말 좋으신 분"이라고 했다.

<p class="a">실제 김 전 감독은 경기 출전이 간절하고 승리에 목마른 선수들을 중용한 일명 '늑대 축구'로 새 바람을 일으켰다. 감독 첫해 재정난으로 주축 선수들이 떠났음에도 강등 1순위로 꼽혔던 인천을 8위에 올려놓는가 하면 대한축구협회(FA)컵에서는 인천을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p class="a">단숨에 지도력을 인정받았지만 올 시즌은 임금체불 문제가 또 대두되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12경기 만에 뒤늦게 첫 승을 거두는 등 부침이 심했다. 중반부터 힘을 냈으나 얼마 가지 못해 주저앉았다. 최근 4연패 및 7연속 무승(2무 5패)이다. 더욱 안 좋은 건 내용이다. 지난 2경기 무득점을 비롯해 승리가 없던 7경기에서 14실점(6득점)이나 했다.

<p class="a">무더운 여름철 몰락한 인천 축구는 결과적으로 특정 선수들만 고집한 김 전 감독의 선수기용 방식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인천은 올 시즌 2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가 10명으로 클래식에서 가장 많다. 반면 '베트남 데이' 때 단 1경기를 뛴 쯔엉(21ㆍ인천) 등 올 시즌 1군 경기 출전이 3경기를 넘지 못한 선수도 6명이나 된다. 워낙 선수층이 얇은 탓이 크지만 이 와중에 계속 출전한 몇몇 선수들의 피로가 누적되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쓰는 선수만 쓰고 '선수비 후역습'의 일관된 전술만 고집하는 김 전 감독에 대한 인천 팬들의 불만이 거세지는 시점이었다.

<p class="a">인천 구단 관계자는 "김 감독이 물러나게 된 건 결국 성적 때문"이라며 "지난 수원FC전 때가 결정적이었다. 꼴찌도 꼴찌지만 현장에서 본 사람들이 구단이 왜 이렇게 망가졌냐고 했다. 경기력이 형편없었다. 그래도 악착같은 면이 보였는데 그런 것들이 없어졌다. 감독은 벤치에 앉아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이기형 감독 대행이 얼마나 분위기를 잡아 나가느냐가 관건이다. 스스로 선수단을 다잡을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내부적으론 한층 좋아질 것이라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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