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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끝나자마자…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탄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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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끝나자마자…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탄핵

입력
2016.09.01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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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29일 수도 브라질리아 상원에 출석해 탄핵안 부결을 촉구하는 연설을 하던 도중 고개를 떨구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29일 수도 브라질리아 상원에 출석해 탄핵안 부결을 촉구하는 연설을 하던 도중 고개를 떨구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결국 권좌에서 물러난다. 지난해 12월부터 진행된 탄핵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자리를 이어받게 됐다. 그러나 호세프 대통령측이 탄핵을 ‘쿠데타’로 규정하고 저항을 이어갈 것이라고 선언, 정정불안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상원은 31일 오전 11시(현지시간) 대통령 탄핵의 마지막 단계인 탄핵심판에 들어갔다. 오후 1시 30분쯤 전체 상원의원 81명의 3분의 2인 54명을 넘는 61명이 찬성표를 던져 탄핵이 최종 확정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투표 이전부터 탄핵은 거의 확실시되고 있었다. 최소 52명이 찬성할 것으로 공언했고 반대는 18명, 입장 보류는 11명이었다. 탄핵이 확정되며 호세프 대통령은 즉각 대통령직을 상실했다. 호세프 대통령이 직무정지된 5월부터 대통령 권한을 대행한 테메르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정식 승계해 2018년까지 잔여 임기를 채운다.

31일(현지시간) 브라질 상원 탄핵심판 최종투표 현장에서 헤난 칼례이루스 상원의장이 브라질 헌법을 들고 연설하고 있다. 브라질리아=로이터 연합뉴스
31일(현지시간) 브라질 상원 탄핵심판 최종투표 현장에서 헤난 칼례이루스 상원의장이 브라질 헌법을 들고 연설하고 있다. 브라질리아=로이터 연합뉴스

브라질 의회는 지난해 12월 호세프 대통령이 연방정부의 적자를 메우기 위한 회계조작을 했다며 재정회계법 위반 혐의로 탄핵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지지부진하던 탄핵절차가 속도를 내게 된 것은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 스캔들에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 등 노동자당(PT)의 유력 정치인이 연루되면서다. 오랜 경기침체에 부패 스캔들마저 터지며 정권의 지지율이 급락하자 호세프 대통령의 연정 파트너였던 테메르 부통령과 브라질민주운동당(PMDB)이 연정에서 이탈하며 탄핵 찬성 진영에 합류했다. 탄핵발의가 지난 4월 하원, 5월 상원을 차례로 통과하면서 탄핵재판이 진행됐다.

테메르 부통령은 권좌를 이어받아 최대 야당 브라질사회민주당(PSDB)을 비롯한 반(反)호세프 진영과 협력해 시장 친화적인 개혁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가 직무대행 기간에 임명한 엔히크 메이렐레스 재무장관은 대표적인 시장주의 매파다. 이 때문에 서구 금융권에서 브라질의 개혁개방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며 시장지표도 호조로 돌아서고 있다.

직무정지된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의 법률대리인 호세 에두아르두 카르도주(오른쪽 끝) 전 법무장관이 30일(현지시간) 상원에서의 탄핵안 표결 전 최종 토론 시간에 탄핵의 부당함을 주장하고 있다. 브라질리아=로이터 연합뉴스
직무정지된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의 법률대리인 호세 에두아르두 카르도주(오른쪽 끝) 전 법무장관이 30일(현지시간) 상원에서의 탄핵안 표결 전 최종 토론 시간에 탄핵의 부당함을 주장하고 있다. 브라질리아=로이터 연합뉴스

그러나 탄핵 이후에도 정국은 혼란할 것으로 보인다. 호세프 대통령측은 탄핵 후에도 계속 저항하겠다고 밝혔다. 브라질 현지 매체에 따르면 호세프 대통령의 법률대변인인 주제 에두아르두 카르도주 전 법무장관은 탄핵안 가결 시 위헌소송을 낼 계획이다. 호세프 대통령 역시 29일 연설에서 “합법적 절차로 선출된 대통령을 쫓아내는 것은 쿠데타이자 정권 찬탈”이라며 탄핵의 부당성을 주장했다.

‘부패한 자가 부패한 자를 탄핵했다’는 따가운 시선도 변수다. 탄핵을 주도한 테메르 부통령 역시 페트로브라스 스캔들 연루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서열상 테메르 부통령 다음으로 대통령직 승계선에 있는 호드리구 마이아 하원의장과 헤난 칼례이루스 상원의장을 비롯해 상원의원의 60%가 뇌물 공여에 연루돼 있다. ‘세차작전’이라 불리는 연방검찰의 수사가 진행될수록 호세프 정권에 대한 낮은 지지율이 정치권 전반에 대한 혐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시장 역시 브라질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 보도에서 외부에서 보이는 것과 달리 테메르 정권은 의미있는 시장개혁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며 현재의 지표개선이 단순한 기대심리의 발로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PMDB가 주도하는 신정부가 대중의 심기를 거스르며 강도 높은 긴축재정 정책을 펼칠 유인이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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