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회장 “철강 구조조정 불가피, 고로업체가 냉연 열연 업체 흡수합병해야”
/그림 1포스코가 완공한 태국 라용의 자동차강판용 용융아연도금강판(CGL) 공장 전경. 포스코 제공
/그림 231일 태국 라용 아마타시티 산업단지에서 열린 포스코의 자동차강판용 용융아연도금강판공장(CGL) 준공식 후 권오준(왼쪽) 포스코 회장과 타나삭 파티마프라곤 태국 부총리가 이 공장에서 생산된 코일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태국은 지난해 191만대(세계 12위)의 자동차를 생산한 나라다. 1960년대부터 일본의 자동차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유치, 동남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자동차 생산 인프라를 구축했다. 일본의 도요타, 닛산, 미국의 포드 등은 일찌감치 이 곳에 공장을 세웠다. 현재 동남아에서 생산되는 자동차 2대 중 1대는 태국산이다. 태국 자동차 산업은 2020년엔 연산 280만대 규모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전 세계 자동차 강판의 10%를 공급하고 있는 포스코에게 이러한 태국은 매력적인 시장일 수 밖에 없다. 2013년 일본 철강업체 JEF와 신일철주금이 각각 연 40만톤, 36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세웠지만 여전히 공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가 이 곳에 3억달러(약 3,350억원)를 투자한 이유다.
포스코는 31일 태국 라용주(州) 아마타시티 산업단지에서 연산 45만톤 규모의 자동차 강판을 생산할 수 있는 용융아연도금강판공장(CGL) 준공식을 가졌다. 2014년 9월 착공된 이 공장은 태국의 수도 방콕에서 남동쪽으로 140㎞ 떨어져 있다. 반경 30㎞ 안엔 자동차 공장들이 몰려 있고, 차로 30분 거리엔 람차방 항구가 있어 원료 공급과 제품 수출 등에 유리하다.
태국 라용 공장의 본격 가동으로 포스코가 해외에서 생산하는 자동차용 강판은 연 225만톤으로 늘어나게 됐다. 포스코는 이미 멕시코, 중국, 인도 등에 자동차 강판 공장을 가동중이다. 국내 광양제철소 생산량을 포함해 지난해에만 전 세계 자동차 업체에 870만톤의 강판을 공급한 포스코는 올해 900만톤으로 공급량을 끌어올리고, 2018년에는 1,000만톤 생산 시대를 열 계획이다.
/그림 3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태국 방콕 콘래드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이날 “이제 포스코가 국내에서 철강으로 성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성장 잠재력이 큰 태국 등 동남아시아에 투자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철강산업의 공급과잉 상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남들이 만들지 못하는 최첨단 제품을 싸게 만들어 파는 길 밖에 없다”며 “현재 개발중인 최첨단 기가급 강재(1㎟당 100㎏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제품) 등으로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현재 수익성이 높은 월드프리미엄(WP) 제품 판매를 확대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WP는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개발해 상용화하거나 세계 수준의 기술력과 경제성을 갖춘 제품을 말한다. 포스코는 올해 WP의 비중을 5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권 회장은 철강업 구조조정과 관련해선 “오래전부터 구조조정을 진행한 일본 유럽에서는 고로 업체나 전기로 업체가 압연 라인 업체 등을 흡수하는 쪽으로 갔다”며 “우리도 그런 방향으로 구조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 동안 구조조정을 진행해 확보한 건전한 재무 상황을 바탕으로 이제 리튬, 니켈, 티타늄 등 비철강 분야에도 투자를 확대, 신성장 동력을 찾아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용(태국)=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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