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한반도 배치 문제로 한중이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임성남 외교부 1차관이 31일 중국을 전격 방문했다. 다음달 4, 5일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무대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개최하기 위해 최종 조율에 나선 것이어서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외교부는 이날 G20 정상회의와 관련, 임 차관이 전반적인 사전 준비와 점검을 위해 이틀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해 류전민(劉振民) 외교부 부부장과 협의 등의 일정을 가진다고 밝혔다. 임 차관은 이날 오전 출국했으며, 예방 형식으로 왕이(王毅) 외교부장을 만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 차관의 이날 방중은 예고 없이 이뤄진데다 남미 출장 중 급거 귀국해 중국을 방문한 것이어서 한중간 외교채널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임 차관은 이번 협의를 통해 양국간 최대 걸림돌인 사드 배치 문제를 두고 집중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간 사드 문제에 대한 시각 차가 워낙 커 이견을 좁히긴 어렵지만, 양국 모두 관계 악화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어 사드 출구를 모색할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에서 사드 문제에 대한 절제된 메시지를 낸다면 양국 관계 회복의 발판이 마련될 수 있다. 하지만 양국이 끝내 사드 문제에 대한 이견을 노출한다면 한중 관계도 냉각기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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