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에 손님이 줄고(소비 둔화) 공장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잦아들어도(설비투자 감소), 복권 판매점의 로또 발급 단말기는 그 어느 때보다 힘차게 돌았다. 갈수록 경기 활력이 떨어지고 양극화가 지속되며 복권에 희망을 거는 이들이 늘면서, 올해 상반기 복권 판매액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복권 판매액 증가율은 경제성장률의 두 배를 훨씬 웃돈다.
31일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팔린 복권은 1조8,925억원어치로, 지난해 상반기(1조7,700억원)보다 6.9% 늘었다. 복권의 종류별로 보면 온라인 복권(로또)이 1조7,434억원 판매돼 지난해 상반기보다 판매량이 8.2%(1,323억원) 늘었며 전체 복권 판매량의 92.1%를 차지했다. 복권위 사무처 관계자는 “상반기 중 판매점 수가 538개 늘면서 로또 판매의 증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월 500만원씩을 20년간 받을 수 있는 결합복권(연금복권) 역시 상반기 502억원 판매되며 작년 상반기(485억원)보다 3.5% 증가했다. 다만, 스피또 2000 등 인쇄복권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15.7% 줄어든 794억원에 머물렀다.
한때 정체상태를 보이던 복권 판매액은 최근 2년 사이 급증하는 모습이다. 연간 복권 판매액 증가율은 2012년 3.4%, 2013년 1.5%, 2014년 1.5%에 그쳤으나, 경제성장률이 2.6%에 머문 작년에는 판매량이 8.3%나 늘었다. 올 상반기 판매 증가율(6.9%) 역시 상반기 경제성장률 추정치(3.0%)를 두 배 이상 웃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복권을 찾는 사람들이 더 많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