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196억 들여 압해도에 건립
전남 신안지역 염전노예와 섬마을 성폭행 등 강력범죄가 잇따라 터지면서 치안강화를 위해 필요성이 제기된 신안경찰서가 오는 2020년 문을 연다. 그동안 전남 22개 시·군 가운데 신안군에만 경찰서가 없어 신안주민들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숙원사업이다.
31일 전남도와 전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기존 경찰인력(파출소,치안센터)에 70여명을 충원하는 ‘신안경찰서 신설안’이 최근 기획재정부 예산 심의를 통과한 데 이어 지난 30일 국무회의에서 정부안으로 결정됐다.
기재부는 토지매입과 기본설계비용 11억9,000만원을 내년 예산으로 편성했다. 다음달부터 열리는 국회 심의를 통과하면 최종 확정된다.
신안경찰서 신설에는 총 196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안경찰서는 신안군청 소재지이자 목포와 연륙교로 이어진 신안군 압해읍에 부지를 마련해 내년 초 착공, 2020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신안군은 바다와 육지(654㎢)를 합친 면적(1만2,654㎢)이 서울시(605㎢)의 22배에 달하지만 1,000여개의 섬으로 구성된 지리적 특수성과 상대적으로 적은 치안수요 등을 이유로 경찰서 신설이 미뤄져 왔다.
그러나 지난 2014년 염전 종사자들의 수년에 걸친 인권 유린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지난 5월에는 섬마을 집단 성폭행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경찰서 신설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아졌다.
목포경찰서가 치안을 담당했던 신안군에는 유인도 100여 곳에 4만4,000여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파출소 15곳과 치안센터 22곳에 경찰관 90여명이 근무 중이다.
각 섬의 상주 경찰관이 1∼2명에 불과한 반면 신안 지역 112 및 지구대 전화·방문신고 건수는 2014년 4,339건, 지난해 4,971건에 달해 강력범죄 예방 및 대응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신안군 관계자는“주민들이 오랫동안‘신안경찰서 유치위원회’를 구성하고, 경찰서 신설을 요구해 왔는데 현실이 돼 기쁘다”며“앞으로 강력범죄에 대한 불안감 감소와 폐쇄적인 섬 특성에 따른 숨은 학대,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 예방·적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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