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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중ㆍ러 연쇄 정상회담을 향한 기대

입력
2016.08.31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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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8월 24일 발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은 여러모로 충격적이다. 기술적 진보가 예상을 뛰어 넘은 데다 SLBM 개발 5단계 중 4, 5단계인 무기 성능 실험과 실전배치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까지는 최소 1, 2발 실전 배치가 가능할 전망이다.

이제 관건은 핵탄두를 소형화하여 미사일에 실을 수 있느냐의 문제다. 국방부는 ‘핵탄두 소형화는 진전하고 있으나 아직 달성하지 못하였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올 8월 초 발간된 일본의 방위백서는 ‘핵무기 소형화ㆍ탄두화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전된 평가를 하였다. 핵무기를 개발한 나라치고 핵실험을 한 후 6, 7년 내에 소형화에 성공하지 못한 나라가 없고, 북한도 다음 달이면 첫 핵실험을 한 지 10년이 된다. 김정은이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에 죽기살기식으로 매달려온 점을 감안하면 이미 핵무기 소형화에 성공하였거나 근접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번 SLBM의 성공은 핵 운반 3중체제(Triad)를 완비해 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동식 미사일 발사체계(TEL)가 한미 정보당국에 의해 식별되어 파괴된다 해도 수중에 숨어 2차 타격 능력을 갖게 된 셈이다. 은밀한 기동으로 옆구리 급소를 노린 측후방 공격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이 공개한 SLBM 발사 영상을 보면 동체가 지난 6월 5전 6기 끝에 발사에 성공한 무수단 미사일과 동급으로 보이는데, 이는 SLBM을 무수단급 내지는 노동미사일 수준으로 개발하고 있음을 추정할 수 있다. 미국이나 일본을 겨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고각을 높이거나 연료를 조절하면 수도권을 포함하여 대한민국의 전략자산이 전부 SLBM의 타격권 내에 들어가게 된다.

북한이 이번 발사를 통해 사드 무용론을 확산시키려 하지만 SLBM의 성공은 역설적으로 사드의 필요성과 절박성을 재확인해 주었다. 그나마 북한의 무수단이나 노동미사일을 막을 수 있는 것은 현재 사드 외에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가급적 SLBM이 실전 배치되기 이전에 우선 성주 지역에 배치하여 대비태세를 구축해야 한다. 그리고 긴장이 고조되었던 지난 2월 패트리엇 미사일을 미 본토로부터 긴급 재배치하였듯이, 위기 시 한미 협조를 통해 사드를 미국에서 추가로 전환 배치하여 수도권과 한반도 측후방 지역을 보호하여야 한다. 또한 우발상황에 대비하여 성주 외의 제2, 제3의 예비진지를 구축해 놓아야 전시에 들어올 사드도 차질 없이 배치할 수 있을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 무조건 내 지역만은 안 된다며 들끓고 있는 님비 현상은 극복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지도자급 인사들마저 진영 논리나 표심에 매몰된다면 소탐대실의 우를 범하는 것이며 머지않아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 대의를 위해 소모적 논쟁의 종지부를 찍고 대승적 자세로 해결책 모색에 앞장서야 한다.

내일부터 러시아와 중국에서 연쇄적으로 정상회담이 열린다. 중ㆍ러 정상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해 주변국의 사드 반대 입장을 누그러뜨리고 난국을 돌파할 전기를 마련하여야 한다. 사드 배치로 양국의 국익을 해칠 의사는 없으며, 오로지 점점 고도화하고 있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방어를 위한 선택임을 설득해야 한다. 다행히 정상회담에 앞서 SLBM 발사에 대한 유엔 결의안에 중ㆍ러가 동참하는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사드 반대 발언도 한풀 꺾인 형국이다.

물론 정상회담을 앞둔 숨 고르기 일 수 있으나 북한이 SLBM을 발사한 날 도쿄에서 개최된 한ㆍ중 외무장관 회담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사드 배치에는 반대하지만, 협상을 진행해 해결책을 모색해 보자’고 했다. 불과 한 달 전 라오스에서 ‘신뢰를 해쳤고, 앞으로 행동을 지켜보겠다’는 으름장과는 사뭇 변화한 모습이다. 이번 정상회담이 왕이 부장의 말처럼 ‘해결책 모색’을 위한 성과를 도출하여 새 지평을 열어가길 기대해 본다.

장광일 동양대 국방과학기술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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