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
주택매매가격 상승폭 둔화
거래량도 상반기보다 줄 듯
천정부지로 치솟던 제주지역 집값이 올해 하반기에는 상승폭이 크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주택매매 거래량도 상반기보다 줄어드는 등 과열됐던 제주 주택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31일 한국은행 제주본부의 ‘2016년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도내 주택매매가격은 0~1% 미만의 낮은 상승률을 보이고, 거래량도 상반기에 비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전망은 한은 제주본부가 도내 주택시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전문가들이 도내 주택매매가격 상승률을 낮게 예상하는 것은 지난해 주택매매가격 상승률이 8.1%로, 전국 평균(3.6%)의 갑절 이상 웃돌면서 최고 상승률을 보인데 따른 부담감 등으로 추가상승 기대감이 약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올 상반기 도내 주택매매가격 상승률은 3.8%로, 지난해 하반기 5.4%에 비해 1.6%p 줄었다. 또 올 들어 4월까지 오름세가 지속됐지만 5월부터는 3개월간 0.1% 오르면서 향후에도 상승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제기돼 왔다. 한국감정원이 실시한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 설문조사에서도 하반기 도내 부동산 가격은 보합 87.5%, 하락 12.5% 등 보합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응답이 대부분을 차지한 반면 상승할 것이라는 답은 아예 없었다.
지난 5월부터 시행된 금융기관의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도 주택 매입수요를 억제해 가격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주택 매입수요가 둔화되는 반면 신규 주택은 지속적으로 공급되고 있는 점도 하반기 주택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도내 주택 착공 실적은 1만608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6.6% 늘었다. 준공 실적도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86.0%나 증가한 6,840가구로 집계됐다. 상반기 분양 실적인 경우 3,541가구로, 지난해보다 77.1% 늘어나 전국에서 가장 높은 분양실적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신규 주택 공급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주택매매가격 상승폭이 줄어드는 것과 함께 주택매매거래량도 상반기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주택매매거래량은 지난 4월 지속적으로 상승행진을 이어가던 아파트가격이 보합세를 보이는 것은 물론 5월부터는 금융기관의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 시행 등으로 주택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올해 초에 비해 거래 건수가 크게 감소했다. 올 들어 4월까지 증감을 반복하던 주택매매 거래량은 5월에 877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3% 감소한 후 6월에는 837건으로 12.1% 줄어들었다. 7월에는 893건으로 감소폭이 13.0%까지 확대됐다.
도내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수개월 전부터 도내 주택매매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은 것은 물론 단기간에 급등한 도내 주택가격의 거품이 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며 “다만 제주로 유입인구가 늘면서 투자 목적이 아닌 실수요 목적의 주택거래는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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