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성적인 중국 축구 팬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시진핑(63) 국가주석의 의지 아래 축구 굴기를 외치며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하고 있는 중국 축구가 상암벌로 몰려온다. 9월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맞붙는 한국과 중국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1차전을 보기 위해 약 2~3만명의 중국 원정 응원단이 경기장을 메울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중국축구협회는 최대 5만장의 티켓을 확보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국내 판매 분을 고려해 원정석 1~2층 1만5,000석만 내줬다. 그럼에도 국내 거주 중인 중국인과 여행사 등 대행업체를 이용한 중국 단체 응원단 숫자는 최대 3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번 한ㆍ중전의 원정 팬은 지난 1997년 11월에 잠실에서 벌어진 한국과 일본의 1998 프랑스 월드컵 최종 예선 당시 1만명 가량이 몰려들었던 일본을 제치고 역대 최대 규모가 확실시된다.
한중전을 취재하기 위해 몰려온 중국 측 기자단의 수만 100명에 이르는 등 자칫 홈 경기이지만 홈 같지 않은 현장 분위기가 연출될 수 있어 관계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를 의식한 울리 슈틸리케(62ㆍ독일) 감독은 앞서 대표팀 명단 발표 현장에서 "팬들이 최대한 많이 구장을 찾아와 응원해주길 바란다"며 "그래야 선수들도 더욱 흥이 나서 잘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원정 관중들의 인해전술만 위협적인 게 아니다. 중국 측의 통 큰 지원도 경계 대상이다. 중국 슈퍼리그는 대표팀 조기 소집을 위해 리그 일정을 조정했다. 중국 대표팀이 소집 훈련을 시작한 것은 7월 말부터다. 29명의 선수를 데리고 1차 훈련을 한 중국 대표팀은 18일 25명의 2차 소집훈련 명단을 발표했다. 22일 명단을 공개하고 경기 하루 전인 31일에서야 전원이 모여 첫 훈련을 실시한 한국의 사정과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슈틸리케 감독은 "중국은 미리 소집해 훈련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우리는 사정상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중국축구협회는 대표팀에 전세기를 제공했다. 대표팀은 지난 29일 30석의 퍼스트클래스 등으로 구성된 초호화 전용기를 타고 한국에 입국했다. 국가 대표팀이 예선전을 치르기 위해 전용기를 동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5성급인 그랜드 힐튼 호텔의 2개 층을 통째로 빌리고 24시간 동안 대표팀을 책임질 특급 주방장도 동원했다.
어마어마한 당근책 역시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극대화한다. 총 12경기가 치러지는 예선전에서 이길 때마다 300만 위안(약 5억200만원)의 보너스를 지급한다. 2002년 이후 16년만의 본선 진출에는 6,000만 위안(약 100억3,000만원)에 달하는 포상금을 내걸었다. 스폰서들도 3,000만 위안(약 50억원)을 내놓기로 해 한국 측을 긴장시키고 있다.
한편 서울시는 이번 중국인들의 대거 입국을 내수 활성화의 기회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시는 내한한 중국인들이 경기 관람 외 서울 관광을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경기 당일 현장에 홍보 부스를 설치해 관광 명소를 소개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한다고 밝혔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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