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려견들은 표정과 몸짓, 냄새, 촉각 그리고 소리를 통해 의사소통을 한다. 그중 표정, 몸짓과 같은 몸의 언어가 의사를 표현하는 반려견의 ‘언어’ 중에서 제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반려견의 생각과 감정을 읽고 이해할 수 있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반려견의 몸의 언어를 인식하고 제대로 판독해야 한다.
어떤 행동이 ‘정상 행동’인가는 품종특성, 동물의 나이, 성별 그리고 상황의 모든 요소들을 고려해 평가해야 한다. 반려견의 행동 중 하나의 신호만 고려하면 잘못된 해석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반려견의 몸짓 행동을 보고 가장 흔히 잘못 해석하는 예로는 꼬리 흔드는 것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반려견이 꼬리 흔드는 것을 즐거움과 동일시한다. 하지만 개는 다양한 이유로 꼬리를 흔든다. 일반적으로 개가 꼬리를 흔드는 이유는 자극 또는 흥분에 의한 것이다. 이것은 즐거움에 의한 것일 수도 있지만 싸움을 하기 전이나 불안감에 의해서도 꼬리를 흔들 수 있다. 공포를 느낄 때도 마찬가지다.

개는 공포를 느낄 때 꼬리를 흔드는 것 외에 어떤 행동을 보일까.
반려견마다 무서움에 반응하는 정도는 가지각색이다. 공포에 대한 감수성은 사회화의 정도나 예전에 겪은 경험들과 유전적인 특성 등에 의해 결정된다.
공포는 항상 스트레스 증상이 동반된다. 신체 반응으로는 심장 박동수와 호흡수 증가, 설사 증상, 침 과다 분비, 구토, 동공 확장, 배변을 통제하지 못하는 증상 등이 나타난다.
공포 상황에서 반려견은 불안함과 겸손의 몸짓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몸을 작게 만들기, 꼬리를 숨기기, 등을 바닥에 대고 눕기, 한쪽 앞발을 들어올리기, 귀를 납작하게 만들기, 시선 피하기 등의 행동을 한다. 자칫 공격성을 보이기도 하는데, 공격성은 반려견이 피할 수 없고 계속 위협을 당할수록 발현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행동이 보인다면 반려견이 무엇으로 인해 공포를 느끼는지 파악해 원인을 제거하거나, 동물행동 전문가에게 문의해 공포를 느끼지 않게 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혜원 수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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