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승골을 넣고 환호하는 김주성(왼쪽)/사진=KFA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향해 장도에 오르는 한국 축구 대표팀의 첫 상대는 중국이다. 역대 축구 한중전은 '공한증'이라는 말이 생겨났을 만큼 한국에게 좋은 기억이 많다.
한ㆍ중전의 역사는 1978년 첫 대결 이후 31회째를 맞는다. 한국은 역대 전적에서 30전 17승 12무 1패로 절대적인 우세다. 한국 대표팀이 30번 이상 싸우고도 1패 밖에 없는 팀은 중국이 유일하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때로는 아쉬움과 치욕을 함께 안겨주기도 했던 중국 축구다. 게다가 중국은 최근 축구광으로 알려진 시진핑(63) 국가주석의 강력한 의지 아래 축구 굴기를 위치며 대반격을 도모하고 있다.
그래도 아직은 한국 축구가 한 수 위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62ㆍ독일)이 이끄는 대표팀은 오는 9월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지는 중국과 홈 1차전을 이기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출발하겠다는 각오다.
축구 한중전은 공한증을 빼놓고 설명하기 어렵다. 그 시작은 차범근의 발끝이었다. 중국 축구가 국제무대에 처음 등장한 1978 방콕 아시안게임 때 한국과 중국은 2차 리그에서 처음 맞대결했다. 당시 서독 분데스리가 진출을 앞두고 있던 차범근(63)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중국전에서 후반 2분 결승골(1-0 승)을 성공시켰다.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는 월드컵 최종 예선에서 맞붙은 건 의외로 한 번밖에 없었다. 1989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이탈리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으로 한국은 전성기의 김주성(50)이 헤딩 결승골을 꽂아 넣으며 중국을 1-0으로 침몰시키고 2회 연속 월드컵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중국전 최다골의 주인공은 1992년 은퇴한 이태호(55)다. 3경기에 나서 4골을 넣어 최다 득점자로 남아있다. 또 최초로 중국전 2경기 연속골을 넣었고 최다골 승리(4-2)였던 서울 아시안게임의 결승골을 장식하기도 했다.
최고의 명승부는 2008년의 3-2 역전승이 꼽힌다. 중국 충칭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 한국은 전반 43분 박주영(31ㆍFC서울)이 선제골을 넣었지만 후반 2분과 16분에 연속골을 허용해 역전 당했다. 그러나 후반 30분 박주영이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동점을 만들고 추가 시간에 곽태휘(35ㆍFC서울)가 대포알 발리슛을 터뜨려 3-2로 재역전해 국민들을 열광케 했다.
그렇다고 한중전이 좋은 기억만 있었던 건 아니다. 1998 프랑스 월드컵을 앞두고 출정식을 겸해 잠실 경기장에서 열린 한중 정기전에서 당시 차범근 감독으로부터 "대표팀 전력의 50%"라고 평가 받던 스트라이커 황선홍(48)은 전반 14분에 중국 문전으로 쇄도하다 중국 골키퍼와 충돌한 뒤 공중에서 한 바퀴를 돌고 쓰러졌다. 무릎을 크게 다친 황선홍은 결국 낙마했다. 이때부터 중국 축구는 거칠다는 이미지가 각인되기 시작했다.
공한증이 처음으로 깨진 지난 2010 동아시안컵의 아픈 기억도 잊지 말아야 한다. 그 해 중국은 허정무호를 3-0으로 완파했다. 중국은 32년 만에 공한증을 극복했다며 떠들썩했다. 6년 전 공한증을 깬 가오홍보(50) 감독을 앞세워 이번 최종 예선에서 다시 파란을 일으키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중국 축구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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