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청소년 대표팀의 김태현(김해고3)은 좌완 정통파 투수로 NC의 1차 지명을 받았다. NC는 “키 190㎝, 몸무게 90㎏의 우수한 체격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피칭과 타자를 압도하는 경기 운영 및 위기 관리 능력이 장점”이라고 지명 이유를 밝혔다.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성열(유신고) 감독도 김태현의 장점을 믿고 제21회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U-18) 대회 첫 번째 경기 선발로 점 찍었다. 김태현은 지난 30일 대만 타이중 구장에서 열린 대회 B조 예선 필리핀과의 1차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안타 2개를 내줬지만 탈삼진 5개를 곁들여 무실점 투구를 했다. 고르지 못한 구장의 마운드 사정 탓에 원하는 대로 제구가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볼넷은 단 1개도 내주지 않았다.
이날 김태현은 약체 팀을 상대했던 만큼 컨디션 조절에 중점을 뒀다. 최고 시속 148㎞를 찍는 빠른 공이 아닌 70~80% 정도의 힘으로 던졌다. 전광판에 찍힌 직구 속도는 130㎞ 중후반대에 그쳤지만 대표팀 관계자는 “전광판의 속도와 차이가 있다”며 “실제 140㎞ 초반대에 형성됐다. 다음 등판을 대비해 평소보다 가볍게 던졌다”고 설명했다. 김태현 스스로도 “강하게 던지는 것보다 맞혀 잡는 피칭으로 투구 수를 줄이려고 했다”고 밝혔다.
첫 등판으로 실전 감각을 찾은 김태현은 약체 팀과 한 조에 묶인 조별 예선이 아닌 일본, 대만과 맞붙는 결선 라운드에 초점을 맞췄다. 두 팀은 2회 연속 우승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하는 산이다. B조 1위가 유력한 한국은 9월 2~3일 결선에서 A조 상위 두 팀 대만, 일본을 잇달아 상대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은 결선에서 김태현의 등판 가능성을 열어두고 전력 분석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감독은 일본전에 나설 투수를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있다.
김태현은 “몸풀기는 끝났다. 다음부터가 진짜”라며 “강 팀을 만날 때는 빠른 공을 던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구 위주의 정교한 투구가 더 중요하다. 다음 등판 때까지 밸런스를 완벽하게 잡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자체만으로 영광”이라며 “나라를 위해 뛰고 있는 만큼 꼭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타이중(대만)=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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