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터 방불 사태 수습 나선 공무원들도 고립돼
31일 일본 지나는 태풍으로 추가 피해 우려




경북 울릉군에 3일간 38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터널이 붕괴되고 산사태가 잇따르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사고 수습에 나선 350명의 울릉군청 공무원들도 도로가 막혀 고립된 상황이다.
30일 경북 울릉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30분쯤 울릉일주도로 사동~통구미 구간을 이어주는 울릉읍 사동리 가두봉터널이 붕괴됐다. 앞서 오후 4시 20분쯤에는 울릉읍 도동리 울릉초등학교 인근 건설현장에서 산사태가 발생했으며 울릉읍 내 복개천이 범람해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피해가 잇따르자 울릉군청 공무원 350명이 사고 수습에 나섰지만 산사태와 낙석으로 도로가 끊어져 주민들과 함께 고립된 실정이다. 복구에 동원된 굴착기 등 중장비 차량에도 기름이 제때 공급되지 않아 작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울릉 북면과 서면 일대는 정확한 피해 상황도 집계되지 않고 있다.
울릉도에는 지난 28일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해 28일 29.7㎜에 이어 29일 220.5㎜의 폭우가 쏟아졌다. 이는 기상청이 1938년 8월 울릉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3번째로 많은 일강수량이며 연평균 강수량(1,380㎜)의 6분의 1에 달하는 양이 사흘간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군은 많은 양의 비가 내리자 지난 28일부터 울릉읍 도동리 울릉터널에서 서면 남양리 구암까지 약 10㎞ 구간과 북면 천부리 죽암에서 선목 해안까지 2㎞ 구간 등의 교통 통행을 제한했다.
그러나 30일 오후 6시 현재까지 136.7㎜를 기록할 정도로 또 다시 많은 양의 비가 쏟아졌고 곳곳에서 산사태와 낙석을 동반한 폭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여기에 제10호 태풍 라이언록이 일본 근해에 상륙, 31일 일본 내륙을 관통하면서 동해상에 또 다시 많은 양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돼 울릉도에도 앞으로 더 큰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울릉도에는 30일 오후 6시30분 재 호우경보가 발효된 상태다.
울릉도와 육지를 연결하는 여객선은 26일 포항-울릉 항로를 시작으로 차례로 운항이 모두 중단됐다.
강원 동해안에는 2001년 이후 15년 만에 폭풍해일 특보가 내려졌다.
강원지방기상청은 30일 오전 10시를 기해 삼척·동해·강릉·양양·고성·속초 평지 등 동해안 6개 시·군에 폭풍해일주의보를 내렸다.
폭풍해일주의보는 태풍, 폭풍, 저기압 등 복합적인 영향으로 해수면이 기준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할 때 발효하며, 발효기준 값은 지역별로 다르며 동해안(속초·묵호) 발효기준 값은 80㎝ 이상이다.
동해 상에 내려진 폭풍해일 특보는 다음 달 1일까지 이어지며, 31일 낮 해수면 높이가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수면 높이는 저기압이 동해 상을 벗어나 만주지역으로 이동하는 다음 달 1일 저녁부터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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