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테니스 최대 돈 잔치가 시작됐다. 올해로 136회째를 맞이한 US오픈은 말 그대로 돈 잔치다. 총 상금 4,630만달러(약 517억원)로 역대 최다 금액이다. 단식 우승자는 350만달러(약 39억원)를 거머쥐게 되고 1회전에서 탈락해도 4만3,300달러(4,800만원)를 챙길 수 있다. 올 시즌 마지막 그랜드슬램에서 누가 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차지할 수 있을까.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29ㆍ세르비아)는 3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대회 첫날 남자단식 1회전에서 예지 야노비츠(26ㆍ247위ㆍ폴란드)를 3-1(6-3 5-7 6-2 6-1)로 꺾고 대회 2연패 달성을 위한 시동을 힘차게 걸었다.
리우 올림픽에서 1회전 탈락으로 체면을 구겼던 조코비치는 이 대회 2연패로 명예 회복에 나선다는 각오다. 올 시즌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조코비치의 상승세는 거침이 없었다. 호주오픈 정상에 오르며 대회 최다 우승(6회)을 차지했고 프랑스오픈 우승으로 역대 남자 선수로는 8번째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하지만 윔블던 32강전과 리우 올림픽 1회전에서 뜻밖의 일격을 당해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이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그래도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다. 문제는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 그를 괴롭혔던 손목 부상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우승자이자 리우 올림픽에서 사상 처음으로 단식 2연패를 달성한 앤디 머레이(29ㆍ2위ㆍ영국)는 4년 만의 정상 탈환에 도전한다. 머레이는 2012년 런던올림픽 단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후 US오픈 결승에서 조코비치를 물리치고 자신의 첫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획득했다. 올해도 머레이는 리우 올림픽 단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4년 전 영광을 재현할 채비를 마쳤다.
부상을 안고 리우 올림픽에 출전해 남자 복식 금메달과 단식 4위를 차지한 라파엘 나달(30ㆍ5위ㆍ스페인)도 또다시 투혼을 발휘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나달은 이날 첫 경기에서 데니스 이스토민(30ㆍ우즈베키스탄)을 3-0(6-1 6-4 6-2)으로 완파했다.
아시아 남자 선수 가운데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니시코리 케이(27ㆍ7위ㆍ일본)와 리우 올림픽 남자 단식 은메달을 차지했던 후안 마틴 델 포트로(28ㆍ142위ㆍ아르헨티나), 캐나다의 에이스 밀로스 라오니치(26ㆍ6위), 프랑스 오픈 4강 돌풍을 일으킨 도미니크 티엠(22ㆍ10위ㆍ오스트리아) 등은 이번 대회 다크호스로 꼽힌다.
여자부 최강자 서리나 윌리엄스(35ㆍ미국)는 대기록에 도전한다. 윌리엄스는 지난 6월 윔블던에서 메이저 대회 통산 22차례 단식 우승을 차지하며 슈테프 그라프(독일)와 함께 프로선수의 오픈 대회 출전 허용 이후 메이저 최다 우승자가 됐다. 이제 한 번만 더 우승하면 윌리엄스는 그라프의 아성을 넘어서게 된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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