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은 회장 일문일답
“지원해도 채권 상환에 쓰일 것
합병 시나리오 등 아직은 없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30일 “국민 혈세를 쓰는 입장에서 원칙에 따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채권단 회의에서 한진해운 지원 불가 결정을 내린 뒤 기자브리핑을 갖고 “대주주로의 책임 있는 모습이 미흡했던 데다 대규모 추가 지원에 나선다 해도 기업가치 제고보다는 해외채권자들의 채권 상황에 쓰일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이 회장과의 일문일답.
-자율협약 종료 시한은 9월4일까지다. 추가 협상 여지가 있나.
“채권단은 오늘 한진해운에 대해 지원 불가 결정을 내렸다. 자율협약 종료일까지 기간이 조금 남아 있지만 (한진해운의) 협상안이 다시 나올 걸 가정하는 건 어색하다.”
-한국선주협회가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최대 17조원의 피해비용이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선주협회는 이익단체기 때문에 이런 목소리를 냈고 17조원이란 숫자 역시 나름의 근거를 바탕으로 계산했겠지만, 그런 상황까지 갈 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일단 우리는 피해 규모를 최소화하는데 역점을 둘 것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직접 설득하기는 어려웠나.
“최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만나 한진해운을 위해 가장 최선의 선택이 무엇인지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대화를 나눴지만 서로 생각의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제수씨(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가 맡았다가 어려워진 기업에 1조원을 투입했는데 또다시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하는 조 회장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채권단으로서도 부족자금은 한진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는 기존 원칙을 무너뜨릴 수 없었다.”
-한진해운이 현대상선과 합병할 가능성은 없나.
“현재까진 합병을 전제로 한 시나리오는 없다. 앞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로는 생각할 수 있지만, 신규 자금 지원 불가 결정을 내린 현 상황에서 논할 단계는 아니다”
-해운사가 1곳만 남을 수 있다. 산업 경쟁력 측면에서 문제가 없나.
“관련 업계, 연구소, 다양한 여론 수렴 등을 통해 어떤 패키지가 도출될지 시간을 두고 봐야 한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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