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위험성도 전국 평균 웃돌아
교육당국 피해예방 종합대책 추진
제주지역 청소년 31%가 스마트폰에 과도한 의존성을 보일 수 있는 ‘위험군’인 것으로 분류됐다. 또 도박에 빠질 위험성이 높은 학생 비율도 전국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돼 교육당국이 중독예방 종합대책을 마련해 추진키로 했다.
30일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해 실시한 인터넷 과의존 실태조사 결과 제주지역 학생(만 10∼19세) 중 스마트폰 중독 위험군 비율은 31.6%로, 2013년 25.5%, 2014년 29.2%에 이어 2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전체(3∼59세) 위험군 비율 16.2%와 비교해서도 2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여성가족부가 지난 5월 실시한 인터넷ㆍ스마트폰 이용습관 진단 조사 결과, 도내 학생 중 인터넷 과다사용자 비율은 10.0%로, 전국 평균 7.91%에 비해 높았다. 스마트폰 과다사용자 비율도 12.49%로, 전국 평균 10.09%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도박에 빠져드는 학생들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가 지난해 12월 실시한 청소년 도박문제 실태 조사 결과, 도내 학생들의 ‘위험수준’ 단계 비율은 7.1%, 도박중독 위험성이 높은 ‘문제수준’ 단계 비율은 3.7%였다. 이는 전국 평균(위험수준 4.0%ㆍ문제수준 1.1%)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다. 도박 이용 장소로는 PC방 또는 오락실이라는 비율은 35.6%로, 전국 평균 비율 22.5%보다 13.1%p 높게 나타나 유해환경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교육청이 지난 3월 도내 중ㆍ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이버도박 실태조사 결과, 사이버도박을 직ㆍ간접적으로 경험한 학생도 조사 대상 3만4,005명 중 870명(2.6%)에 이르며, 이들은 주로 불법 도박 사이트에서 도박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불법 사이버도박을 직접 경험한 학생(436명) 중 100만원 이상 잃은 학생도 43명에 달했고, 도박 때문에 빌린 돈을 갚기 위해 금품을 갈취하는 등 학교폭력으로 이어진 사례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지역 학생들의 흡연ㆍ음주 실태도 위험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질병관리본부의 청소년건강행태 온라인 조사결과에 따르면 제주지역 학생 흡연율(최근 30일 동안 하루 이상 흡연한 사람 비율)은 8.6%로, 전국 평균(7.8%)보다 높았다. 특히 남학생 흡연율의 경우 2014년 10.9%에서 지난해 14.2%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돼 전국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추세와 비교해 상반된 현상을 보였다. 위험음주율(최근 30일 동안 1회 평균 음주량이 남자 소주 5잔, 여자 소주 3잔 이상인 사람 비율)도 남학생이 2014년 44.4%에서 지난해 50%, 여학생은 2014년 61.4%에서 62.4%로 각각 늘어났다. 담배 구매 용이성은 2014년 74.3%에서 지난해 68.7%로 감소했지만 이 역시 전국 평균(64.9%)보다는 높았다. 주류 구매 용이성도 2014년 51.8%에서 지난해 54.4%로 늘어나 전국 평균(41.9%)과 큰 차이를 보였다.
이처럼 각종 중독 위험에 빠진 학생들이 증가함에 따라 제주도교육청은 학생 중독예방 종합대책을 마련해 추진키로 했다. 주요 대책을 보면 학생 중독예방 전담기구 구성ㆍ운영, 학교 현장 기반 치료지원 시스템 구축, 학생ㆍ학부모 맞춤형 예방교육 지원, 교원 지도역량 강화, 관련 규정 정비 및 중독 유발환경 개선, 유관기관 연계ㆍ협력 강화 등이다.
전담기구는 게임ㆍ도박 예방팀, 흡연ㆍ음주 예방팀, 상담ㆍ치료 지원팀 등 3개팀 14명으로 구성돼 학생 중독예방 종합계획 수립, 교원연수 운영, 교사ㆍ학부모 매뉴얼 제작, 교육자료 보급, 긴급전화 ‘헬프라인’(064-710-0070) 운영 등을 맡게 된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제주지역 학생들의 중독 현상을 방치할 경우 개인적 불행의 차원을 넘어 막대한 사회적 비용과 문제 발생이 우려된다”며 “이번 종합대책이 성장기 학생들의 중독예방과 단계별 상담ㆍ치료ㆍ재활에 근본적인 예방 대책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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