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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카지노 업체 대표가 경찰서 찾은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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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카지노 업체 대표가 경찰서 찾은 사연은

입력
2016.08.3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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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액 횡령 딜러 엄벌 요청

“투명한 카지노 사업” 의지 천명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일벌백계를 부탁드립니다.”

서울 강남 외국인전용 S카지노 이모 대표가 24일 오후 강남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냈다. 카지노 사업은 도박을 바라보는 여론의 시선이 워낙 싸늘한 탓에 내부적으로 문제가 터져 경찰이 수사에 착수해도 쉬쉬하기 마련이다. 이 대표가 수사기관에 자발적으로 출석한 것은 이례적일 수밖에 없었다.

사정은 이랬다. 29일 강남서에 따르면 경찰은 S카지노 코엑스점에서 중국동포 고객 A씨와 공모해 판돈 4억7,000만원을 빼돌린 딜러 B씨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B씨는 지난 20일 자신이 담당한 테이블에서 게임을 한 A씨에게 몰래 500만원 상당의 칩을 더 얹어주고 나중에 이를 환전해 나눠가지는 방식으로 카지노 자금을 가로챘다. 두 사람의 사기 행각은 같은 테이블에서 게임을 하던 다른 고객에 목격되면서 발각됐다. S카지노 측은 즉각 경찰에 신고했고 B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조사 결과 B씨는 “최근 6개월 동안 4억7,000만원 상당의 칩을 빼돌려 A씨와 분배했다”며 혐의를 시인했으나 카지노 측은 그가 훨씬 이전부터 더 큰 금액을 상습적으로 빼돌렸거나 내부에 공범이 있을 것으로 봤다. 이 대표는 정태진 강남서장을 직접 만나 회사 자금을 착복해 체포된 B씨를 철저히 수사해 달라는 부탁을 하려 경찰서를 찾은 것이다.

이 대표는 횡령 사건을 계기로 카지노 업계에 만연한 내부 비리를 뿌리뽑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고 한다. 모기업이 공기업인 S카지노는 지난해 6월 자사 마케터들이 중국 현지에서 불법으로 고객유치 활동을 하다가 공안에 붙잡혀 홍역을 치렀다. 이 사건으로 카지노의 대외 이미지는 크게 실추됐고 일부 직원은 지금도 국내로 송환되지 못하고 현지에 억류 중이다. 카지노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대표직을 맡은 이 대표가 카지노 안팎의 불미스러운 일을 근절하기 위해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즉 ‘투명한 카지노 사업’의 의지를 천명하고 있는 것이다.

경찰은 B씨의 여죄를 캐기 위해 조만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함께 입건된 A씨는 한 차례 소환 조사를 받은 뒤 국외로 도주해 추적 중이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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