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국가ㆍ업종 다양, 분산 투자로 안정성 높아
6개월 수익률 9.22%... 고배당ㆍ해외ㆍ스마트베타 ETF 주목

직장인 최성훈(41ㆍ가명)씨는 최근 재테크 뉴스를 살펴보다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에 적잖게 놀랐다. 지루한 박스권 증시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ETF의 수익률이 10%를 웃돌 만큼 높았기 때문이다. 반면 최씨가 투자한 주식 종목의 수익률은 -20%에 머물고 있다. 그는 “연초 주위에서 ETF 투자 권유가 많았는데 흘려 들은 게 후회스럽다”며 “이래서 요즘 ETF가 대세란 말이 자주 들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ETF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27개 종목이 신규 상장되면서 전체 ETF 종목수는 6월말 현재 220개 종목으로 증가하고, 시가총액도 23조원을 돌파했다. 조만간 시가총액은 30조원을 돌파할 거란 전망이 높다. 저금리ㆍ저성장 시대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받는 ETF 투자의 장점과 단점을 짚어 본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ETF는 코스피200, 코스피150 같은 특정 지수나 원자재, 업종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가격이 결정되는 펀드를 말한다. 국내 주식ㆍ채권뿐 아니라 미국, 중국, 일본, 유럽, 인도, 베트남 등 해외는 물론, 금, 원유, IT, 금융, 바이오, 에너지 등 투자 대상은 무궁무진하다.
ETF는 다른 투자에 비해 편리하고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다. 거래소에 상장돼 있어 일반 개별종목과 동일한 방법으로 장중 매수하고 매도가 가능하다. 특정 지수에 연동하는 투자여서 리스크 분산 효과가 크다. 또 연평균 1.0~2.3% 수준인 일반펀드 수수료보다 낮은 수수료(0~0.8%)로 투자할 수 있다는 점과 매도 시 증권거래세가 면제된다는 점에서도 저비용 투자처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상반기 ETF는 순자산총액이 23조4,201억원까지 늘었다. 이는 작년말(21조6,300억원) 대비 8.3% 증가한 수치다. 하루 거래대금도 7,983억원으로 작년 일일 거래평균 6,961억원보다 14% 급증했다. 개인들도 쉽게 거래가 가능해, 전체 거래대금에서 개인투자자 비중(42.2%)도 작년 대비 4.8%포인트 상승하는 등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저수익이 만연한 시대에 수익률도 괜찮은 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6일 현재 국내 주식형 ETF의 최근 6개월간 수익률은 9.22%나 된다. 최근 1개월 수익률도 2.55%로 높은 편이다. 다만 업종ㆍ국가별 수익률이 천차만별이어서 전문가들은 당장의 수익률보단 향후 성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하반기엔 ETF 종류가 더욱 다양해질 전망이다. 펀드 다양화를 위해 정부가 ETF 종목 늘리기를 적극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지수 대비 초과수익 실현을 목표로 투자종목, 매매시점을 운용자 재량에 맡기는 ‘액티브 ETF’를 연내에 도입하기로 했다. 시장 수익률에 펀드매니저가 기업의 내재가치, 성장 계기 등을 가미해 추가 수익을 얻는 ‘스마트베타 ETF’, 사회간접자본(SOC) 등에 간접 투자하는 대체투자 ETF도 속속 등장할 예정이다.
사봉하 한화자산운용 ETF 파트장은 “요즘 같은 저금리ㆍ저성장 시대엔 배당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고배당 ETF와 성장성이 높은 해외 ETF, 스마트베타 ETF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우수한 성과를 기록한 펀드들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무엇보다 안정적인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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