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ㆍ성형외과 등 진료과 협진 구축해 치료효과 극대
치료ㆍ입원기간 단축해 빠른 재활 유도…“환자 삶의 질 향상”
하굣길에 교통사고로 다리 골절상을 입은 K(9)양. 골절은 물론 심하게 피부까지 벗겨져 신속한 치료가 필요했다. K양처럼 다리가 부러지면 정형외과에서 치료하면서 피부를 봉합한다. 봉합된 피부는 염증으로 인해 괴사 가능성이 높다. 피부가 괴사되면 이 피부를 제거하고 피부이식수술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피부를 이식하면 이 과정을 생략할 수 있다. 수술횟수를 줄여 K양처럼 어린 환자의 안전을 도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입원기간을 단축해 재활치료에도 효과적이다. 정형외과 전문의들은 “관절치료의 성패는 신속한 수술에 달려 있다”면서 “치료가 2~3주 늦어지면 재활치료를 해도 예후가 좋지 않다”고 했다.
응급수술부터 재활까지… 국내 최초 전문센터 운영
골반 이하 하지중증외상을 신속히 치료하는 병원이 바로 이대목동병원이다. 이대목동병원은 올 2월 국내 최초로 하지중증외상센터를 열었다. 각종 암ㆍ심혈관ㆍ뇌 질환 등에 집중하고 있는 3차 의료기관에서 하지중증외상치료 전문센터를 운영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이대목동병원이 하지중증외상센터를 육성하고 있는 것은 지난달 1일 문을 연 권역응급센터가 있기 때문이다. 이대목동병원 권역응급센터는 전국 최고 수준의 인력ㆍ시설ㆍ장비를 갖추고 24시간 운영되고 있다. 권역응급센터에 환자가 들어오면 환자를 분류해 하지중증외상을 입은 환자는 곧바로 하지중중외상센터 전문의에게 연결된다.
이대목동병원 하지중증외상센터의 강점은 다학제 진료에 있다. K양처럼 골절과 함께 피부조직이 손상된 개방성 골절 환자는 정형외과와 성형외과 전문의가 함께 치료해야 된다. 피부는 외부에서 침투하는 세균과 이물질을 1차적으로 방어하는데 외상으로 피부가 찢어지면 골절된 부위에 세균이 침투해 치료를 해도 뼈가 잘 붙지 않고 감염 위험성도 높아진다. 이승열 하지중증외상센터장은 “오토바이 사고로 병원에 이송된 환자 중에는 피부가 아예 떨어져나간 이들도 많다”면서 “이런 환자는 성형외과, 피부과 등 관련 진료과와 협진을 통해 치료한다”고 말했다.
하지중증외상, 신속한 초기치료 중요
외상을 당한 후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외상충격으로 혈관이 막혀 외상부위가 썩는 ‘외상성 혈행장애’는 정형외과, 혈관내과, 영상의학과 등이 협진을 통해 치료한다. 이 센터장은 “외상성 혈행장애는 처음에는 증상이 없지만 혈관이 막혀 외상부위가 차가워지고, 색깔이 변하는 것이 특징”이라면서 “혈관내과, 영상의학과 진료를 통해 막힌 혈관을 찾아 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외상으로 인한 하지 절단, 교통ㆍ추락사고 등으로 하지 여러 부위가 골절된 다발성 골절은 각 부위별로 세부 전문의가 진료한다”고 덧붙였다.
하지중증외상센터가 이처럼 다학제 진료에 집중하는 것은 하지중증외상은 초기 치료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전문의들은 “하지에 발생하는 중증 외상은 복합골절, 개방성골절과 함께 피부, 근육 등 연부조직 손상이 동반되고, 여기에 혈관, 신경 손상도 발생할 수 있어 초기 치료가 관건”이라고 했다. 초기 치료가 늦어지면 감염, 연부조직 결손 등 합병증,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어 외상이 발생한 초기부터 신속하고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하지중증외상 치료의‘골든 타임’이 바로 초기 치료인 셈이다.
이에 이대목동병원 하지중증외상센터에서는 ▦수술횟수 최소화 ▦진료기간 단축 ▦효과적인 재활치료를 목표로 치료에 전념하고 있다. 이 센터장은 “지금도 하지중증외상 환자들은 다양한 이유로 첫 방문병원에서 수술을 받지 못하고 병원을 찾아 헤매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초기 치료부터 다학제 진료를 통해 수술횟수를 최소화시켜 환자안전은 물론 진료기간을 단축해 신속히 재활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중증외상센터에서는 치료는 물론 환자만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센터장은 “우리 센터에서 진료받는 환자들은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한 이들이기 때문에 환자뿐만 아니라 보호자까지 극도의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다”면서 “센터에서는 수술 전 환자와 보호자에게 충분한 설명을 통해 불필요한 불안감을 줄여 환자와 의료진 간 소통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외상을 당해 3차 의료기관까지 온 환자는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환자”라면서 “우리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갖고 진료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아직도 중증외상의 경우 머리나 복부 손상에 중점을 두고 있어 하지외상의 중요성이나 관심은 여전히 낮은 상태”라면서 “하지만 보행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하지중증 외상은 치료결과에 따라 환자의 삶의 질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전문화된 치료시스템을 구축해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최초로 하지중증외상센터를 개소한 만큼 환자에게 국내 최고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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