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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간암 수술 사망률 세계 최저…그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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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간암 수술 사망률 세계 최저…그 비결은?

입력
2016.08.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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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훈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교수

김기훈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교수
김기훈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교수

50대 만성 B형 간염 환자가 진료실을 찾았다. 최근 건강검진 초음파검사에서 간암을 발견해서다. 정밀검사 결과 간 오른쪽 부분(우엽)에 4㎝ 가량 암 덩어리가 있었다. 다행히 암이 한 덩어리였고 전이되지 않아 수술하게 됐다. 특히, 암 위치나 복압을 올리는데 문제 없어 최소침습수술인 복강경 간우엽 절제술이 가능했다. 배를 30㎝ 이상 가르는 개복 수술 대신 복부에 5㎜ 정도의 작은 절개 창을 내고 5개의 수술기구를 넣어 간을 잘랐다. 복강경 간우엽 절제술을 통해 흉터와 통증은 줄었고, 어떤 합병증 없이 1주일만에 건강하게 퇴원했다.

근치적 간암 치료법인 간 절제술은 세계적으로도 가장 어려운 수술로 꼽힌다. 출혈 가능성 때문이다. 3,000억 개 이상의 간세포로 구성된 간은 1.2~1.5㎏에 달하며 인체 내 혈액의 3분의 1정도가 저장돼 있다. 수많은 혈관이 지나가 출혈되면 스펀지처럼 배어 나오게 되고 출혈 부위도 찾기 힘들다. 또 간은 아무리 잘 잘라도 남아 있는 간이 용량이 적거나 제 기능을 못하면 사망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고난도 간 절제술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최근 간암수술 사망률이 우리나라가 외국보다 아주 낮다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조사결과도 나왔다. 2014년 7월~2015년 6월 간암수술을 받은 만 18세 이상 5,371명을 분석한 결과, 미국 중국 대만 일본 싱가포르 그리스 프랑스 이탈리아 8개국 간암수술환자 100명 당 평균 사망률은 2.8명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100명당 0.9명에 불과했다.

의료 선진국을 모두 제친 한국의 성과는 어디서 비롯됐을까? 풍부한 임상경험과 선도적인 치료기술이 비결로 생각한다. 특히 말기 간질환 치료법으로 자리 잡은 한국의 생체 간이식 수술은 간암수술 발전의 밑바탕이다. 건강한 사람의 간 일부를 간질환 환자에게 떼어주는 생체 간이식 수술은 간암 절제술보다 훨씬 복잡하고 어렵다. 간 하나를 둘로 나눠 기증자와 환자를 모두 살려야 하는 만큼 최고의 기술을 요한다. 서울아산병원에서만 세계 최다인 4,300여 건의 생체 간이식 수술이 시행됐고, 97%라는 세계 최고 생존율을 기록했다.

간을 떼주는 기증자가 사망하거나 중증 합병증이 발생한 사례도 없다. 이러한 세계 최고의 축적된 실력과 경험이 간암수술의 세계 최저 사망률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그렇다면 간암 환자 모두 우리나라의 뛰어난 간암 수술을 받을 수 있을까? 불행히도 현재 간암 환자의 40% 정도만 수술이 가능하다. 발견됐을 때 이미 수술하기 힘들 정도로 암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간은 침묵의 장기로 불릴 만큼 웬만해서는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우리나라는 B형 간염과 잦은 음주 등으로 말기 간질환 유병률이 계속 늘고 있다. 대부분 BㆍC형 간염 환자가 간암으로 악화된 만큼 주기적으로 복부 초음파검사 등을 받는 것이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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