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계분야에서 인정받는 전문가가 되고 싶습니다”
정규학력이 초등학교 4년이 전부인 10대 소년이 올해 제51회 공인회계사시험에 최종 합격했다. 충남 천안시에 거주하는 조만석(18)군이 그 주인공으로 역대 최연소 기록도 세웠다. 조군의 최종성적은 평균 73점으로 합격자 909명 중 상위권으로 알려졌다.
조군은 “어려서부터 숫자에 자신이 있었다”며 “EBS의 상업경제와 회계원리 강좌를 들었는데, 이해가 잘 돼 시험을 보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 회계법인에서 적어도 10년 이상 회계감사와 재무자문 등을 공부해 업계에서 가장 인정받는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벌써 국내 정상급 회계법인 두 곳이 함께 일하자는 제의를 해와 조군은 29일 서울 여의도의 회계법인에서 채용면접을 보기도 했다.
조 군은 초등학교에 다닌 4년이 학교생활 전부지만 어려서부터 천재성을 보였다. 여섯 살에 초등학교 6학년 수학경시대회에서 동상을 차지했다. 일곱 살에 한자 2급 자격을 따고 두 차례 월반으로 초등학교를 마치고 중ㆍ고교과정은 검정고시로 마쳤다. 15살 때인 2013년 그동안 딴 자격증 17개를 가지고 S그룹 고졸자 공채에 지원했으나 낙방했다. 그해 대입 수시전형에서 경영학과에 지원했지만 서류전형에서 탈락했다.
실패를 몰랐던 그는 연달아 고배를 마신 뒤 대학 독학사(경영학) 자격을 취득하고 공인회계사시험에 매달렸다. 회계사시험관련 모든 과목을 독학과 인터넷강의로 공부했다. 시험준비과정에서 회계 세무 재무 금융 관련 실무자격증 9개를 따고 토익점수도 865점이다. 이것도 모자란 지 그는 공인회계사 일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한 법률지식을 쌓기 위해 방송통신대 3학년에 편입했다.
아버지 원덕(60)씨는 “늦둥이 아들이 귀여워 유모차에 태우고 다니면 지나가는 자동차번호를 줄줄이 읽어 놀랐는데 결국 회계사시험에 합격했다”며 기뻐했다.
글ㆍ사진 천안=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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