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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회식다운 회식’한 여자배구 대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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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회식다운 회식’한 여자배구 대표팀

입력
2016.08.29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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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대표팀이 25일 저녁 서울 강남의 한 중국집에서 대한배구협회와 회식을 했다. 회식은 서병문 배구협회 신임 회장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한 대표팀의 상견례를 겸한 귀국 환영 행사 격으로 열렸다. 연합뉴스
여자배구 대표팀이 25일 저녁 서울 강남의 한 중국집에서 대한배구협회와 회식을 했다. 회식은 서병문 배구협회 신임 회장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한 대표팀의 상견례를 겸한 귀국 환영 행사 격으로 열렸다. 연합뉴스

리우 올림픽에 출전한 여자배구 대표팀과 대한배구협회의 회식이 뒤늦게 열렸다. 대한배구협회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후 김치찌개 회식과 턱 없이 부족했던 리우 올림픽 지원 논란 등을 의식한 듯 회식 장소를 서울 강남의 한 고급 중국 음식점으로 잡았다.

서병문(72) 대한배구협회 신임 회장은 25일 저녁 회식자리에서 낯선 음식인 ‘불도장’을 앞에 두고 머뭇거리는 남지연(33ㆍIBK기업은행)에게 “그걸 못 먹어? 먹어야지, 몸에 좋은 건데. 아니면 짜장면이라도 시켜줄까?”라고 웃으며 말을 건넸다. 불도장은 30여 가지의 재료로 만든 중국 고급 보양식이다.

하지만 서 회장의 ‘자장면 제안’에 한 간부가 “안 됩니다. 큰일 납니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남지연을 포함한 선수들과 이정철 대표팀 감독, 서 회장 모두 웃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뒤 김치찌개 회식한 것이 최근 뒤늦게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이날 저녁 자리를 주재한 서 회장은 선수들이 리우올림픽에서 혈전을 치르던 지난 9일 협회의 새 수장으로 선출됐다. 다소 늦은 감이 있는 이 날 만찬은 서 회장과 선수들 간 정식 상견례를 겸한 귀국 환영 행사로 열렸다.

선수들의 분위기는 밝았다. 양효진(27ㆍ현대건설)은 옆자리의 김수지(29ㆍ흥국생명)에게 “회식할 때는 김치찌개보다 이런 음식이 낫다. 대접받는 기분도 들고”라며 웃었다. 양효진은 “김치찌개도 맛있지만 오랜만에 회식하면 ‘우와 오늘 뭐 먹지?’ 이런 설렘이 있어야 하지 않느냐”며 “매일 먹는 김치찌개보다는 이런 음식이 기분을 좋게 만들어준다”며 미소를 지었다.

여자배구 대표팀이 25일 저녁 서울 강남의 한 중국집에서 대한배구협회와 회식을 했다. 회식은 서병문 배구협회 신임 회장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한 대표팀의 상견례를 겸한 귀국 환영 행사 격으로 열렸다. 연합뉴스
여자배구 대표팀이 25일 저녁 서울 강남의 한 중국집에서 대한배구협회와 회식을 했다. 회식은 서병문 배구협회 신임 회장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한 대표팀의 상견례를 겸한 귀국 환영 행사 격으로 열렸다. 연합뉴스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은 리우올림픽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배구협회는 대표팀의 ‘40년 만의 메달 획득’ 목표가 좌절된 뒤 지원이 턱없이 부족했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비난의 중심에 섰다.

이런 점을 의식한 서 회장은 “여러분이 그 키에 리우에서 서울까지 이코노미석을 타고 오느라 고생한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하고 싶은 얘기가 많을 텐데, 기탄없이 해달라”고 주문했다.

잠시 머뭇거리던 선수들은 한번 말문이 트이자 리우올림픽을 치르며 겪은 불편을 서 회장에게 하소연하며 적극적으로 개선해달라고 요청했다. 황연주(30ㆍ현대건설)는 “대표팀이 처음 소집된 후 한참 동안 각자의 팀 연습복을 입고 훈련했다”며 “하루라도 빨리 유니폼이 통일되면 선수들이 국가대표로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해란(32ㆍKGC인삼공사)은 “중요한 국제 대회에서 이겼을 때 승리 수당을 받으면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더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여자배구 대표팀이 25일 저녁 서울 강남의 한 중국집에서 대한배구협회와 회식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회식은 서병문 배구협회 신임 회장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한 대표팀의 상견례를 겸한 귀국 환영 행사 격으로 열렸다. 연합뉴스
여자배구 대표팀이 25일 저녁 서울 강남의 한 중국집에서 대한배구협회와 회식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회식은 서병문 배구협회 신임 회장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한 대표팀의 상견례를 겸한 귀국 환영 행사 격으로 열렸다. 연합뉴스

서 회장은 선수들의 건의 사항을 깨알같이 받아 적었다. 남지연(33ㆍIBK기업은행)은 대표팀 훈련을 돕는 직원이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했고, 이효희(36ㆍ한국도로공사)는 손발을 맞출 기간이 하루라도 더 있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얘기했다. 서 회장 바로 옆에 앉은 김연경(28ㆍ페네르바체)은 선수들의 건의 내용을 부연 설명했다.

회식 자리는 두 시간여 만에 끝났다. 서 회장은 “앞으로 여러분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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