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병문 대한배구협회 신임 회장/사진=연합뉴스
지난 9일 제38대 신임 대한배구협회 수장으로 선임된 서병문(72) 회장이 "국가대표 팀에 걸맞지 않은 지원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한다"며 "앞으로 열심히 준비해 배구 100년사에 다시 시작되는 밑그림 만들겠다"고 밝혔다.
고등학교와 대학교 때 배구선수를 했던 서 신임 회장은 29일 서울 프레스센터 19층 매화홀에서 진행된 부임 후 첫 기자 간담회를 통해 최근 불거진 부실한 국가대표 지원 논란과 감독 선임 문제 등에 대해 "마음에 상처를 입은 선수와 배구 팬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 앞으로 지원에 온 힘을 다할 것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약속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서 신임 회장과 일문일답.
-협회의 재정 상황이 어느 정도 힘든가
"배구가 한국에 들어온 지 100년 역사가 흘렀다. 100년 동안 운영된 사안을 구체적으로 모르지만 최근에 여러 가지들을 보면 말로 표현하기 힘들 만큼 부끄러운 것이 사실이다. 회장이 되고 들어와 보니까 협회가 100년 동안 회장 얼굴만 쳐다보고 왔다. 여러분들도 알다시피 빚이 산더미같이 놓여있다. 처음 생각과 180도 바뀌었다. 새롭게 판을 짜봐야겠다. 전 배구인이 다 참여하는 기틀을 마련해볼까 생각 중이다. 재정상황을 보고받고 있으나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조금 더 파악해봐야 한다."
-대표팀 지원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무엇이 부끄럽다는 것인지
"첫째는 이 얘기가 나온 자체가 부끄럽다. 협회가 잘했더라면 말이 나오지 않았을 일이다. 협회가 빌미를 제공했다. 배구 팬들을 분노케 한 김치찌개 회식이 좋은 예다. 선수들 면담 해보면 운동복 같은 것도 빨리 구입해서 지원해줘야 하는데 프로팀 옷 가지고 훈련하고 있었다. 조금만 신경 쓰면 얼마든지 선수들이 불편하지 않게 해줄 수 있다. 사소한 것부터 편하게 마음 놓고 운동할 수 있도록 반드시 그렇게 해주겠다."
-AVC컵 감독 선임은 이후에 벌어진 일인데
"고등학교 감독이 대표팀을 못 맡을 이유가 없다. 박기주 감독은 김연경 등을 발굴해낸 능력이 있는 사람이다. 자격이 없고 실력이 없다고 생각지 않는다. 협회 회장으로서 가슴이 아프다. 어쨌든 박기주 감독은 본인이 사퇴를 한 사안이다. 절차상 전국의 고교 감독에게 균등하게 기회를 주지 못한 건 죄송하다. 앞으로는 기회를 줄 수 있도록 하겠다."
-여자 배구 대표팀 새 감독 지원 현황은
"공모를 해놓은 상황이다. 하겠다는 여자분 1명이 나왔다. 다만 자격 요건에 감독생활 5년 이상이다. 이 분은 3년 조금 넘었다. 옛날 국가대표로 아주 유명한 분이라 여러 가지 고심 중이다. 어쨌든 공고를 했으니까 지원자는 심사위원을 거쳐서 훌륭한 분으로 모시려고 노력하고 있다."
-성인 대표팀은 3~4년 전부터 전임감독제 얘기가 나왔는데
"전임 감독제를 최우선적으로 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전임자가 되면 감독 문제에 관한 논란은 없어질 것이다. 그보다도 전임자가 있어야 마음 놓고 오랫동안 잘 할 수 있다. 갑자기 감독이 바뀌고 잘한다는 자체가 무리다. 최우선적으로 전임자 문제를 다뤄서 할 계획이고 반드시 그렇게 하도록 하겠다."
-선임 후 3주 정도 지났는데 집행부 구성은 어떻게 되고 있나
"집행부 구성이 늦은 편이다. 한번 구성하면 4년 동안 같이 가야 해 상당히 어려움이 있다. 어떻게 해야 개혁이 되는지 고심하고 있다. 협회 집행부는 비상근직이지만 자리만 채우고 있는 건 안 된다. 100% 싹 바꾸는 건 아니고 경험과 능력 위주로 해서 거의 마무리 단계다."
-프로를 담당하는 코보(프로배구연맹)과 관계는
"예민한 부분이다. 냉정하게 밝히고 싶었으나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 말씀 안 드린다. 유소년부터 키워서 프로 가서 뛰는 것이다. 정식으로 취임하게 되면 머리를 맞대고 문제들을 잘 풀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아직 협회 배지도 못 달았다. 취임을 빠른 시일 내에 하고 싶으나 여러 가지가 복잡하게 얽혀 이렇게 먼저 상견례 자리를 마련했다. 관심을 가져주시면 한국 배구가 100년 만에 다시 도약할 수 있도록 기틀을 마련하겠다. 개인적으로 정치에 꿈이 있거나 이걸 이용해서 기업을 키우거나 하는 욕심이 정말 없다. 배구인으로서 마지막 봉사하는 일이라는 생각으로 한다. 배구 100년사에 다시 시작되는 밑그림 만들고 싶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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