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대한 부정적 인식 굳어져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 뒤쳐지는 가운데 유권자의 마음이 거의 굳어졌다는 전망이 나왔다. 대선 투표까지는 73일이 남았지만 “판세를 뒤집을 시간이 없다”는 분석이다.
28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굳어진 탓에 정책과 발언에 뒤늦게 변화를 주더라도 유권자의 마음이 거의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는 이미 시간이 다 됐다”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전당대회 후 좀처럼 지지율이 반등하지 못하자 최근 캠프 총책에 보수성향의 언론인인 스티브 배넌을 앉히는 등 캠프조직을 개편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무슬림 전사자 가족 비하 발언 등의 후폭풍으로 클린턴과의 지지율 격차가 10% 이상 벌어지자 대대적 변화를 준 것이다. 캠프가 새로 꾸려지면서 트럼프가 그의 대표공약인 강경한 이민정책을 완화하는 움직임도 보인다.
하지만 트럼프의 변신에 시간이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나 클린턴에 대한 '비호감도'는 각각 60%, 54%에 달한다. 클린턴에 대한 예기치 못한 폭로가 나오지 않는 한 유권자들이 이런 생각을 바꿀 가능성은 작다는 게 폴리티코의 예상이다. 실제 퀴니피액대학이 지난 24일 내놓은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의 90% 이상이 지지후보를 결정했으며 앞으로 바꾸지 않을 것 같다고 답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나온다. 조지 W.부시 전 대통령 재임시 재무부 부대변인을 했던 토니 플래토는 “신임 켈리앤 선대본부장은 선거에 능한 사람이지만 트럼프는 매우 상처를 입은 후보다. 시간이 너무 늦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변할 것으로 믿지 않는다”며 “유권자를 속여 더 나은 도널드 트럼프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하려는 것인데, 더 나은 도널드 트럼프는 없”"고 덧붙였다.
존 매케인의 2008년 대선캠프에 관여했던 공화당 전략인 스티브 슈미트는 "(전당대회 이후는) 철저히 타격을 받은 시기였다. 지지도와 대통령 적합도가 타격받았다"며 "힐러리 클린턴에게도 나쁜 뉴스들이 있었지만 그녀는 방어적이 아니었다. 이 모든 것에 기회비용을 치렀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선 첫 사전 부재자투표는 미네소타 주에서 28일 뒤 시작된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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