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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수사 순항… 롯데는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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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수사 순항… 롯데는 난항

입력
2016.08.2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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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환ㆍ바이오 업체 대표 구속

대우조선ㆍ산은 유착 의혹 겨냥

사장들 영장 기각에 이인원 사망

롯데수사 일정 전면 수정 불가피

6월 초 검찰은 대우조선과 롯데그룹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하며 기업의 경영 비리와 비자금 의혹에 대한 수사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두 달여만에 대우조선 수사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인 반면 롯데 수사는 이인원(69) 정책본부장(부회장)의 사망을 계기로 암초를 만났다는 평이다.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26일 밤 늦게 홍보대행사 뉴스커뮤니케이션스(뉴스컴) 대표 박수환(58)씨를 구속했다. 박씨는 민유성(62)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과의 친분을 이용해 남상태(66ㆍ구속기소) 전 대우조선 사장의 연임 청탁 명목으로 대우조선으로부터 20억원대의 계약을 따내고, 2009년 금호그룹으로부터 자금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며 10억원 안팎을 받아 낸 혐의다. 27일에는 강만수(71)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과의 친분을 내세워 세금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며 주류업체 D사로부터 수억원을 받아 챙기고, 대우조선으로부터 요건도 갖추지 못한 채 44억여원의 투자를 받아낸 혐의로 바이오 업체 B사 대표 김모(46)씨가 구속됐다.

두 사람의 구속으로 수사는 경영 비리 규명의 초기 목표를 넘어섰다는 평이다. 남상태ㆍ고재호(61) 전 사장 등을 모두 구속시킨 데 이어 대우조선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유착 의혹까지 밝혀낼 발판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박씨가 인맥으로 과시한 언론계 고위 간부에 대한 수사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롯데 수사는 곳곳에서 난관에 봉착했다. 롯데 수사팀은 초기에 압수수색 사흘 만에 신격호(94) 총괄회장과 신동빈(61) 회장의 수상한 자금을 찾아내고, 지난달 7일에는 롯데 총수 일가로선 처음으로 신영자(74) 롯데재단 이사장을 80억원대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하는 등 기세를 올렸다. 롯데케미칼의 270억원대 세금환급 소송사기 의혹, 롯데홈쇼핑의 채널 재승인 로비 의혹 등의 단서를 포착하고, 신 총괄회장의 3,000억원대 증여세 탈루에 대한 증거를 확보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래창조과학부 등에 로비를 벌인 의혹을 받는 강현구(56) 롯데홈쇼핑 사장, 소송사기 혐의의 허수영(65) 롯데케미칼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연달아 기각되면서 주춤거리기 시작했다. 급기야 지난 26일 이 부회장이 검찰 소환 당일 목숨을 끊으며 향후 수사 일정과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할 상황이다. 검찰 관계자는 “(총수 일가의 혐의 입증을 위한) 물적 증거가 많이 확보돼 있는 만큼 수사는 계속할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당분간 수사가 공전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검찰 안팎에선 대우조선과 롯데 수사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대우조선은 상당 기간 준비를 해왔고 죽은 기업이나 다름 없어 수사가 수월한 반면, 롯데 수사는 살아 있는 대기업을 전방위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이고 내부자의 수사협조도 얻어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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