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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빚 대책 ‘풍선 효과’… 모델하우스 주말 12만명 인파

입력
2016.08.2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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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감축 신호에 “집값 오를라”

아파트 분양시장 수요 자극

정부가 주택공급 축소를 골자로 한 가계부채 대책을 내놓은 다음날인 26일 전북 전주시 ‘전주 에코시티 KCC스위첸’아파트 견본주택 앞에 관람객들이 길게 줄 서 있다. KCC건설 제공
정부가 주택공급 축소를 골자로 한 가계부채 대책을 내놓은 다음날인 26일 전북 전주시 ‘전주 에코시티 KCC스위첸’아파트 견본주택 앞에 관람객들이 길게 줄 서 있다. KCC건설 제공

지난 26일 KCC건설이 전북 전주시에 문을 연 ‘전주 에코시티 KCC스위첸’ 아파트 견본주택에는 하루에만 1만명의 관람객이 몰렸다. 주말을 포함한 3일간 총 방문객은 3만5,000여명. 분양 대행사 관계자는 “서울이나 수도권이 아닌 지방 견본주택에 2~3만 인파가 몰린 것은 엄청난 열기”라고 말했다. 신영과 대우건설이 세종시에서 선보인 ‘세종 지웰 푸르지오’ 견본주택에도 같은 기간 2만3,000여명이 다녀갔다.

정부가 지난 25일 주택공급 물량 축소를 골자로 한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한 후 오히려 전국 각지 견본주택에 ‘구름 인파’가 몰리고 있다.

2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부터 3일 동안 개관한 전국의 주요 견본주택 5곳을 찾은 예비청약자는 12만명에 달했다. 향후 주택공급 축소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데다, 오는 10월부터 한층 강화되는 중도금 대출 규제를 앞두고 규제 대상이 아닌 기존 분양 단지에 막바지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정부는 지난 25일 가계부채 관리방안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택지 공급을 대폭 감축하고, 일부 미분양 지역에서 건설사가 택지를 매입하기 전 분양보증 예비심사를 받도록 의무화했다. ‘주택공급 증가→입주물량 증가→주택가격 하락→가계부채 악화’의 악순환을 끊겠다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정부의 공급감축 신호가 오히려 분양시장에 대한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기반시설이 우수하고 분양가가 저렴한 공공택지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현재 분양 중인 공공택지 아파트의 몸값이 높아지는 것이다. 더욱이 이번 대책에 분양권 전매제한, 담보인정비율(LTV) 조정 등 수요 측면 규제가 대거 빠지는 등 정부가 “주택가격 하락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중을 내비친 점도 이런 수요를 더욱 부추기는 분위기다.

이날 호반건설의 ‘동탄2신도시 호반 베르디움6차’ 견본주택을 방문한 최모(40) 씨는 “앞으로 택지지구 아파트 공급이 줄면 현재 분양 중인 아파트의 희소가치가 높아질 걸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의 ‘래미안 장위1구역’(가칭) 견본주택을 찾은 40대의 한 주부 역시 “청약엔 별 관심이 없었는데 주택 공급을 줄인다고 하니 집값이 오를 것 같은 기대감이 든다”고 전했다.

하지만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공급 축소 대책을 내놓았지만 현재 분양을 앞두고 있는 물량이 많기 때문에 단순히 ‘공급 감소→집값 상승’의 도식으로 분양시장에 뛰어드는 건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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